8년 만에 다시 잡은 자이언츠 지휘봉, 이종운 감독대행 “팀 원칙 어기면 동행 안할 것, 감독님 퇴진 선수들이 책임감 느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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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다시 잡은 자이언츠 지휘봉, 이종운 감독대행 “팀 원칙 어기면 동행 안할 것, 감독님 퇴진 선수들이 책임감 느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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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레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함께 가지 않겠다.”

비록 임시이지만, 8년 만에 롯데 지휘봉을 떠맡은 이종운 감독대행은 “팬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했다.

이 감독대행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와 원정경기가 비로 취소된 뒤 “경기가 하루 밀렸지만 이또한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감독대행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생각이 복잡했다. 당황하기도 했는데, 누군가는 해야할 역할이니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지난 27일 사직 KT전 패배 후 래리 서튼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 “더이상 팀을 이끌 수 없겠다”는 얘기였다.

구단은 긴급회의를 통해 대책을 논의했고,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기자는 의견을 모았다. 퓨처스리그 감독으로 시즌을 시작해 7월 1군 수석코치로 보직을 이동한지 한 달여만에 감독대행이 된 셈이다.

이 대행은 “대전으로 이동하기 전에 서튼 감독님을 만났다.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들릴 말이 없더라. 안아주시면서 ‘남은 시즌 잘 부탁한다. 마무리 잘해달라’시는데, 너무 죄송하더라”고 돌아봤다. 

서튼 감독은 성적부진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립감, 우울감 등으로 더그아웃에 앉아있는 것조차 두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튼 감독은 그라운드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다. 주변에 농담 따먹기할 사람조차 없었던 셈이다.

그는 “성적부진 원인은 투타 엇박자에 있다. 이걸 감독 혼자 짊어지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각해야 한다.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며 “느끼지 못하면 프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때문에 ‘팀플레이’를 의식하라는 주문도 했다. 이 대행은 “야구는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스포츠”라며 “선수단 미팅 때 팀플레이, 팀이 정한 원칙에 어긋나면 남은 시즌 함께가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연패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이 끝까지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시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는 플레이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이언츠에 가장 필요한 것이면서 제일 안되는 부분이 팀플레이다.

롯데는 올시즌 36경기를 남겨뒀다. 이 대행은 “선수 구성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변동이 심한 타순은 일단 고정할 생각이다. 매경기 최선을 다해놓고 시즌이 끝났을 때 결과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몇 경기 남았으니 몇 승은 해야 몇 위를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한다. 내일이 없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테랑들의 분전도 촉구했다. 전준우 정훈 안치홍 등 베테랑 삼총사와 따로 면담한 이 대행은 “위기일수록 베테랑들이 팀을 끌어가야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팀을 끌어가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전구장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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