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어 영국도 김민재에 등 돌렸다 "다이어-더 리흐트가 뮌헨 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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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어 영국도 김민재에 등 돌렸다 "다이어-더 리흐트가 뮌헨 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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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유럽 현지 언론들이 앞다퉈 김민재를 언급하고 있다. 내용은 부정적이다. 바이에른 뮌헨 주전 싸움에서 마타이스 더 리흐트, 에릭 다이어가 승리했다는 소식이다.

독일 언론 '스포르트 빌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패배자들이 생겨났다"며 주전에서 밀린 6명의 선수를 공개했다.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막심 추포-모팅, 브라이언 사라고사, 누사이르 마즈라위, 사샤 보이와 함께 김민재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김민재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가장 좋아하던 선수였다. 그런데 지난 4경기 중 3경기나 벤치에 앉아있었다"며 "투헬 감독은 지난해 여름 나폴리 수비수였던 김민재를 5,000만 유로(약 715억 원)를 들여 데려왔다. 그와 계약하려고 여러 차례 전화 통화까지 했다. 꿈의 선수를 설득했었다"고 돌아봤다.

영국도 가세했다. 13일 영국 매체 '풋볼트랜스퍼'는 "리흐트가 김민재를 벤치로 몰아내면서 바이에른 뮌헨 주전 중앙 수비 자리에 돌아왔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크게 기여했고 마인츠전에선 토마스 밀러 득점을 도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더 리흐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규모 이적을 날렸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올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원한 건 사실이다.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며 유럽 전역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빅클럽들이 일제히 영입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이 참전하면서 모든 게 정리됐다. 이 과정에 투헬 감독의 통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김민재는 독일행을 택했고, 투헬 감독도 김민재가 처음 훈련장에 합류했을 때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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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지난달만 해도 김민재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즌 전반기는 독일 매체들이 혹사를 우려할 정도로 쉴 새 없이 뛰었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신뢰하는 건 물론이고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가 부상 병동이라 로테이션을 할 틈도 없었다. 쉬지 못한 김민재는 간혹 집중력이 결여되는 실수를 하곤 했지만 대체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최근 들어 빌트와 '키커' 등 독일 매체들이 에릭 다이어를 센터백 중심으로 둬야 한다는 이색 주장을 하면서 김민재가 먹잇감이 됐다. 지난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라치오와 16강 2차전을 앞두고 일제히 김민재를 벤치로 내리라는 주문을 했고, 투헬 감독도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을 내세웠다.

공교롭게 이들이 결과물을 내놓았다. 다이어는 라치오를 상대로 기량을 발휘했다. 96%의 높은 패스 성공률(85/89)을 과시하며 김민재가 도맡았던 후방 빌드업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상대와 지상 및 공중 경합이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가 말해주듯 경기 흐름을 읽고 수비하는 능력이 빼어났다. 다이어와 함께 후방을 지킨 더 리흐트의 경기력도 살아났다.

그 연장선으로 분데스리가 마인츠 05전도 준비했다. 투헬 감독은 마인츠와 경기 직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김민재에게 정말 어려운 시간이다. 지금도 충분히 뛸 자격이 있고,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이럴 때도 있다"며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앞서 두 번의 홈경기를 치러봤다. 그래서 조합을 고수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이 봐도 다이어와 더 리흐트의 호흡이 준수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그는 "다이어는 매우 명확한 플레이와 말을 한다. 수비진을 잘 조직하는 능력이 있어 더 리흐트와 관계가 좋다. 아무래도 그들이 한 발 앞서 있다"라고 김민재의 3옵션 하락을 인정했다.

신뢰를 받아선지 다이어는 내용과 결과로 증명하고 있다. 마인츠를 상대로 파이터형도 가능한 센터백이라는 걸 보여줬다. 라치오전만 하더라도 수비수치고 이례적인 경합 0회를 남겼는데 마인츠전은 달랐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지상 경합 성공률 100%(4/4)과 공중 경합 성공률 100%(1/1)를 자랑했다.

그밖에도 92%의 패스 성공률(46/50), 클리어링 3회, 리커버리 6회, 롱패스 성공 5회 등으로 공수 활약이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풋몹은 7.4점의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 전문 '소파 스코어'는 7.2점,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같은 평가로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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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다이어.


김민재에게 인색한 평가를 내려왔던 독일 언론들은 다이어 칭찬에 열을 올린다. 독일의 평점은 1~5점까지 낮을 수록 수훈 선수로 판단한다. 그동안 김민재가 전 지역을 커버하며 몸을 혹사시킬 때도 1~2점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다이어는 '빌트'로부터 라치오전과 마인츠전 모두 2점으로 꽤나 큰 칭찬을 들었다.

반대로 김민재의 출전 시간은 확 줄었다. 이날은 후반 30분 다이어의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들어가는 다소 굴욕적인 면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후반 45분 마인츠의 크로스 시도를 제공권 경합으로 이겨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주전 경쟁의 흐름을 바꿀 만한 장면은 많지 않았다.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으로 팀을 떠나있는 기간에 본격적으로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이 가동됐다. 꽤 호흡이 쌓이자 이제는 승리 파트너로 굳어지고 있다. 김민재는 예상치 못한 3옵션으로 밀려 주전 경쟁에 뛰어들 기회만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최근 흐름은 김민재에게 확실히 불리하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선발로 호흡을 맞춘 5경기에서 실점은 5골에 불과했고, 모두 이겼다. 반면 김민재는 아시안컵에서도 돌아온 뒤 4경기에 나섰고, 무려 9실점을 했다. 독일 언론이 김민재를 비판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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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아스 더 리흐트.


'빌트'는 "김민재는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뒤 바이에른 뮌헨으로 돌아와 치른 라이프치히전에서 9분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경기에서 바이에 뮌헨이 2-1로 이겼다. 라치오전에서는 90분 내내 벤치에 있었고 바이에른 뮌헨이 3-0으로 스일했다. 마인츠전은 교체로 뛰어야 했다"고 지난 열흘 동안 확달라진 김민재의 출전 일지를 나열하기 바빴다.

단기간에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일정도 도와주지 않는다. 하필 뮌헨의 다음 상대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하위인 다름슈타트다. 뮌헨은 마인츠전처럼 다름슈타트를 상대로도 대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버틸 후방에 큰 어려움이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이어가 올 때만 해도 어디까지나 김민재 백업 그 이상을 기대하진 않았다. 임대로 헐값에 데려왔고 완전 영입으로 전환했을 때도 마찬가지.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제 김민재가 도전자 입장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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