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훈-전병관-오재혁 연속골' 황선홍호, 최약체 미얀마에 3대0 완승, '조1위' 파리행 1차 관문 '통과'
황선홍호가 힘겹게 미얀마를 제압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미얀마와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B조 3차전에서 백상훈과 전병관, 오재혁의 연속골로 3대0 승리를 거뒀다.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로 아시안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황선홍호는 이날 승리로 예선을 마무리했다. 고전하기는 했지만 파리올림픽을 향한 첫 발을 떼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2024년 파리올림픽 1차 예선을 겸한다.
한국은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 해당하는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예선 11개조의 각 조 1위 팀과 조 2위 가운데 상위 4개팀, 그리고 개최국 카타르까지 총 16개팀이 U-23 아시안컵 본선에 나선다. U-23 아시안컵 본선은 내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린다.
한국축구는 세계 최초 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88년 서울대회를 시작으로 2020년 도쿄대회까지 세계 축구 역사상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이라는 신기원을 이뤄낸 한국축구는 첫 두 자릿수 출전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아시아에는 '3+1'장의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U-23 아시안컵 상위 3개 국가가 본 대회로 직행하고, 4위가 아프리카 최종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황선홍호는 앞선 두 경기에서 다소 고전했다.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미얀마와 한조에 속한 황선홍호는 3전승을 목표로 했다. 5일 대회 기자회견에 나선 황 감독은 "예선에 나선 4팀 모두 U-23 아시안컵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이번 예선이 중요하다.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본선 진출은 물론 좋은 경기를 위해 싸우겠다. 100%는 아니지만, 3경기 모두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삐걱거렸다. 카타르에 0대2 충격패를 당했다. 최악의 경기였다. 말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더욱이 카타르는 이제 막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고 출발한 팀이었다. 한국은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젊은 자원들을 총출동시켰지만, 한골도 넣지 못하고 패했다. 하지만 카타르는 개최국으로 본선행이 이미 확정된만큼, 예선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다행이었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뒀다. 홍윤상의 이른 선제골로 대량 득점이 예상됐지만, 상대 골문을 여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미얀마전은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지만, 자존심 회복을 위해 대승이 필요한 황선홍호다. 황 감독은 최정예 카드를 꺼냈다. 시차 등의 문제로 아꼈던 이현주 정상빈 권혁규, 해외파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김신진이 최전방에 포진된 가운데, 엄지성 이현주 정상빈이 2선을 구축했다. 권혁규와 백상훈이 중원을 지켰다. 이태석 서명관 조위제 박창우가 포백을 이뤘다. 골문은 신송훈이 지켰다. 키르기스스탄전과 비교해 7명이 새롭게 가세했다.
미얀마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원톱으로 오크카르 나잉이 나섰다. 2선엔 쿤 키아우 진 하인, 자우 원 테인, 하인 핫테 아웅이 자리했다. 3선은 얀 키아우 소에, 아르 카르 키아우가 섰다. 수비는 냥 린 핫테, 테 헤인 소에, 럇 와이 프호네, 카웅 핫테 파잉이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피애 피오 투가 꼈다.
이날도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4분 이태석이 엄지성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크로스를 올렸다. 백상훈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 이후에도 한국은 계속해서 미얀마의 골문을 두드렸다. 8분 박창우가 오른쪽서 크로스를 올렸다. 엄지성이 헤더로 연결했다. 떴다. 2분 뒤에는 정상빈이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김신진을 스치듯 지나갔다. 엄지성이 뒤에서 볼을 잡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18분에는 김신진이 헤더를 시도했지만 떴다. 정상빈이 돌파 후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김진신이 멋진 움직임 뒤 머리에 볼을 맞혔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23분에는 권혁규의 롱패스를 정상빈이 받았다. 정상빈은 한박자 빠른 왼발슛을 시도했다. 빗나갔다. 33분에는 이태석이 왼쪽서 크로스를 올렸다. 정상빈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뒤로 흐른 볼을 백상훈이 뛰어들며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3분 뒤에는 정상빈이 오른쪽을 멋지게 돌파했다. 크로스를 올렸다. 엄지성이 침투하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39분에는 정상빈이 중앙을 돌파하며 역습에 나섰다. 엄지성이 접고 왼발슛을 시도했다.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추가시간 정상빈이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한국은 미얀마에게 단 1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으며 압도적으로 밀어붙였지만, 전반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창우를 빼고 민경현을 투입했다. 후반 6분 엄지성이 왼쪽에서 수비 한명을 제친 후 통렬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1분 뒤에는 이태석이 돌파하며 크로스를 올렸다. 정상빈이 중앙으로 이동해 노마크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발리슛은 뜨고 말았다.
후반 10분 미얀마의 첫 슈팅이 나왔다.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1분 뒤 위기를 맞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가 다소 아쉬운 볼처리를 했고, 이것이 미얀마 선수에게 연결됐다.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였지만, 제대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위기는 넘긴 한국이 다시 공격에 나섰다. 16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신진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제대로 머리에 맞지 않았다. 18분에는 약하긴 했지만, 미얀마가 첫번째 유효슈팅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탄 미얀마가 계속해서 공격적인 교체를 통해,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은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25분 엄지성이 얻은 프리킥을 김신진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벽을 맞고 나왔다. 29분 이현주의 단독 돌파에 이은 정상빈과의 역습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31분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이현주가 멋지게 잡아 슈팅을 시도했다. 떴다. 한국도 32분 변화를 줬다. 엄지성과 김신진을 빼고 홍윤상과 오재혁이 들어갔다. 이현주가 제로톱으로 나서는 전술 변화가 이어졌다. 미얀마도 34분 마지막 교체카드를 썼다. 35분에는 이현주 대신 전병관이 들어갔다. 정상빈이 최전방에 나서고, 홍윤상과 전병관이 좌우에 자리했다. 36분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정상빈이 돌파하며 전방으로 침투하던 오재혁에게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건냈다. 하지만 오재혁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39분에는 권혁규의 정확한 롱패스를 받은 전병관이 컷백을 시도했지만, 아무에게도 연결되지 않았다. 기어코 쐐기골이 터졌다. 40분 정상빈이 왼쪽에서 컷백을 시도했다. 전병관이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41분 미얀마가 역습에 나섰다. 좋은 슈팅을 날렸지만 오프사이드였다.
한국은 허율까지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득점을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또 한골이 터졌다. 홍윤상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오재혁이 중앙에서 침착한 왼발 마무리로 미얀마 골망을 흔들었다. 막판 허율의 강력한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결국 경기는 3대0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