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 SUN 또 넘었다! 12K 신기록 미쳤다' NC, '9회 만루포' KT 꺾고 기선 제압 '파죽의 PS 8연승'
NC 다이노스가 KBO 리그 최고의 에이스 에릭 페디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 역투와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KT 위즈를 제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NC 다이노스는 3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78.1%의 확률을 손에 쥐었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펼쳐진 32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비율은 78.1%였다. 이제 31일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KT는 반격을 꾀한다. NC는 신민혁, KT는 벤자민이 2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한다.
NC는 이날 1만6241명(위즈파크 총 1만7600석)의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KT를 꺾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2023년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감한 NC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어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업셋에 성공,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이날 약 3주가량 쉰 KT를 상대로 첫 경기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쾌조의 상승세를 탔다.
아울러 NC는 지난 2020년 11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한 뒤 포스트시즌 8연승에 성공했다. NC는 2020년 당시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4,5, 6차전을 가져가며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및 준플레이오프 3경기, 그리고 이날 경기를 더해 포스트시즌 8연승에 성공했다.
반면 KT는 역시 팀 내 최고 에이스인 쿠에바스를 앞세우고도 1차전을 내주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정규시즌을 마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지난 10일 두산전이 KT가 치른 최종전이었다. 이에 약 3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채 시간을 보낸 뒤 이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 임했다. 하지만 3회 황재균이 평범한 내야 뜬공, 4회에는 배정대가 외야 뜬공을 아쉽게 처리하지 못하는 등 실전 감각에서 우려 섞인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날 NC는 페디, KT는 쿠에바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20승-200탈삼진'을 마크하며 '외국인 선동열'로 불린 페디와 '12승 무패-승률 100%'의 성적과 함께 '무패 투수'로 불린 쿠에바스의 맞대결이었다.
페디는 올해 문자 그대로 KBO 리그를 평정한 최고 투수. 올 시즌 페디는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찍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활약했다. 총 180⅓이닝 동안 137피안타(9피홈런) 35볼넷 209탈삼진 46실점(40자책) WHIP 0.95, 피안타율 0.207의 세부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21차례 성공. 평균자책점과 다승, 그리고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위업을 세웠다. 지난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무려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외국인이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건 페디가 최초였다. 올 시즌 KT전에서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2.65를 마크했다. 17이닝 동안 19피안타(3피홈런) 4볼넷 23탈삼진 9실점(5자책) 피안타율은 0.271.
이에 맞서 쿠에바스는 지난 6월 대체 외인으로 KT에 합류해 18경기에 선발 등판,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총 11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5피안타(4피홈런) 24볼넷 100탈삼진 33실점(33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4, 피안타율 0.224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14차례 성공. 쿠에바스는 1992년 오봉옥, 2002년 김현욱(이상 삼성)에 이어 KBO 역대 3번째로 승률 100%의 성적을 내며 KBO 승률상을 거머쥐었다. 패전 기록 없이 선발승만으로 KBO 승률상을 수상한 건 쿠에바스가 최초였다. 올해 NC 상대로도 나쁘지 않았다. 1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통산 NC전 성적은 11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은 3.38. 무엇보다 쿠에바스는 그동안 큰 경기에 강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2021시즌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KBO 사상 첫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T와 NC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KT는 올 시즌 NC와 페넌트레이스 상대 전적에서 10승 6패로 우위를 점했다. 시즌 초반에는 NC가 우세했다. 지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NC가 2승 1패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어 두 번째 시리즈 맞대결에서는 NC가 싹쓸이에 성공했다. NC는 5월 9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선발 페디의 호투와 박세혁, 김주원, 김성욱의 홈런포를 앞세워 KT를 무려 16-4로 대파했다. 이어 10일에는 8-7,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뒤 11일에도 선발 구창모와 세이브 이용찬의 투구와 함께 김주원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4-1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맞대결에서는 KT가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수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KT가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창원에서 치른 원정 경기에서도 KT가 다시 한번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엄상백과 배제성, 벤자민이 차례로 선발승을 챙겼다. 8월 11일 NC가 선발 신민혁을 앞세워 7-3으로 승리, KT전 6연패에서 탈출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NC가 3경기를 더 가져가며 NC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KT는 올 시즌 NC전에서 10홈런 142안타 11도루를 기록했다. 반면 NC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10홈런 155안타 13도루를 작성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김상수가 리드오프로 나섰을 때 츨루율이 굉장히 좋았다. 또 득점력도 괜찮았다. 2번 타순에 누구를 넣을지와 알포드의 타순도 고민했다. 장성우는 콘택트 능력이 좋아 3번으로 쓸까 했지만, 그래도 포수라는 포지션을 고려했다. 알포드는 NC전 타율이 높아 순리대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NC의 경우) 4일을 쉬었기 때문에 투수는 힘을 충전했겠지만, 타자는 너무 잘 치고 와서 부담이 있었는데 그 흐름이 끊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웃은 뒤 "쿠에바스는 저희 팀 에이스라 시즌 끝나고 난 뒤 상대 팀 관계없이 1선발로 정해놓은 상태였다. 페디 상대로 우타자의 타율이 괜찮았기에, 문상철을 선발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에 페디 상대로 가장 강한 KT의 타자는 알포드로 8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1볼넷을 마크했다. 또 오윤석이 2타수 1안타(2루타) 1타점 1볼넷, 김상수는 7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김민혁은 5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침묵했다.
이에 맞서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하위타순을 제외하면 그동안 라인업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강 감독은 경기 전 페디의 몸 상태에 대해 "지금 몸 상태는 완벽하게 회복됐다. 투구 수는 딱히 정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 조금 변수도 있겠지만, 일단 100구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보면서 투구 수를 결정하도록 하겠다"면서 "불펜 투구를 직접 지켜본 건 아니지만, 40개 이상 했다는 건 거의 회복된 상태라고 본다. 컨디션은 그렇게 썩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불펜 투수들이 휴식을 취한 점에 대해 "체력이나 컨디션 회복에 있어서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냈다. 투수 3명(류진욱, 김영규, 이용찬)의 투구 수가 많은 편이었다. 회복은 충분히 했을 것이라 보여지고, 경기력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라인업을 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을 제일 먼저 본다. 그다음에 상대 팀과 전적 등을 토대로 하면서 코치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1루수와 2번 타순을 놓고 고민했으나, 그래도 우리 상위 타순에 있는 선수들이 KT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서호철을 2번 타자로 생각하기도 했으나, 이 라인업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기에, 그냥 유지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NC는 1회초부터 KT 선발 쿠에바스를 흔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후속 박민우가 0-1의 볼카운트에서 2구째를 공략,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순식간에 2, 3루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로 나선 박건우는 5구째 헛스윙 삼진 아웃. 그러나 마틴이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속구를 공략해 좌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1-0) 이어 권희동이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내며 6구째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서호철이 8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KT 쿠에바스가 흔들리는 사이, NC 선발 페디는 1회부터 삼자 범퇴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1회말 선두타자 김상수와 후속 황재균을 연속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알포드를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커브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다.
2회초 NC는 큰 것 한 방으로 또 한 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 오영수가 풀카운트 끝에 6구째 높은 속구(149km)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2-0) 오영수의 플레이오프 1호 홈런. 비거리는 120m였다. 잠시 흔들리니 쿠에바스는 김형준을 헛스윙 삼진, 김주원을 유격수 뜬공,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