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2억설 김하성, SD와 연장계약 가능성?…"3월 말 트레이드하면 진짜 놀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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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 07:04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금 시점에서 3월 말에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트레이드된다면 정말 놀랄 것이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 데니스 린이 또 한번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조나단이라는 팬이 5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여전히 서울시리즈 이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 전에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남아 있나. 마지막에 해당 기간은 시즌 중인지 시즌 전인지 명확하지 않아 퀄리파잉 오퍼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들었다. 프런트에서 이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들은 게 있나'라고 질문을 던졌기 때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르기로 했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는 건 사상 최초다. 사무국은 두 팀의 개막 2연전을 '서울시리즈'라고 명명하고 샌디에이고 간판인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을 앞세워 영상을 제작하는 등 대대적은 홍보에 나서고 있다.
린은 지난달 중순 김하성이 서울시리즈에 나서는 특수한 상황이 트레이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리즈를 치르고 미국 본토 메이저리그 개막일인 3월 29일 전까지 남는 기간을 시즌 중으로 봐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서다. 미국과 한국의 시차가 꽤 있는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이유로 본토 개막일과 일주일 넘게 차이를 뒀는데 사무국의 이 선택이 변수로 떠오를 줄은 몰랐다.
린은 "예비 FA인 김하성은 이례적인 시즌 일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MLB 규정상) 예비 FA가 시즌 도중 트레이드되면 퀄리파잉오퍼 제안을 받을 수 없는데, 김하성이 서울시리즈와 본토 개막일 사이에 트레이드가 되면 2012년 퀄리파잉 오퍼 제도가 생긴 이래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고 처음 문제를 짚었다.
샌디에이고는 서울시리즈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면 남은 기간 시범경기를 치른 뒤에 본토 개막일을 맞이한다. 린은 그래서 서울시리즈를 진정한 시즌 개막일로 봐야 하는지, 본토 개막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해석이 불명확하다고 주장한다.
퀄리파잉 오퍼가 걸림돌이 되는 이유는 보상 때문이다. 퀄리파잉오퍼는 원소속 구단이 FA에게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시하는 제도다. 직전 시즌 성적이 애매해 1년 뒤를 노리고 싶은 FA는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하면 되고, 당장 시장의 평가를 받고 싶은 FA는 제안을 거절하면 된다.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한 FA가 다른 어느 구단과 계약해도 원소속팀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예비 FA가 시즌 중에 트레이드가 되면 해당 선수를 영입한 팀은 퀄리파잉오퍼를 제안할 수가 없다. 시즌 전인 지금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서울시리즈와 본토 개막 사이에 트레이드가 이뤄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김하성을 영입한 팀이 이 기간을 '시즌 전'이라고 판단하고 움직였는데, 나중에 사무국이 이 기간을 '시즌 중'이라고 판단하면 해당 구단은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할 수 없으니 애매한 규정에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린은 이 문제를 떠나서 이제는 김하성을 당장 트레이드하기는 상황이 애매해진 점부터 짚었다. 샌디에이고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잰더 보가츠에게 2루수로 포지션을 바꿀 것을 요청하고, 지난해 보가츠에 밀려 2루수를 맡았던 김하성에게 다시 유격수를 맡겼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매우 큰 결정이었는데, 개막 직후인 시점에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버리면 구단 내부적으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린의 주장이다.
린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김하성이 3월 말에 트레이드되면 정말 놀랄 것 같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트레이드 시장을 탐색해 왔고 만족할 만한 오퍼가 없었기 때문에 보가츠에게 부분적으로 포지션을 바꿔줄 것을 요청하면서 중앙 내야를 뒤바꿨다. 샌디에이고가 이번 시즌 초반 김하성을 트레이드한다면, 보가츠를 다시 유격수로 돌려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빠른 보직 뒤집기는 팀을 당황스럽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드가 안 이루어질 수도 있는 또 다른 이유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할 가능성을 짚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을 마치자마자 대대적인 페이롤(선수단 연봉 총액) 감축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에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연장 계약을 하지 못할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가치를 끌어올렸고, 올해 연봉은 800만 달러에 불과하나 FA 시장에 나가면 최소 1억 달러, 올 시즌 활약상까지 더하면 2억 달러까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연장 계약을 하면 4년 8000만 달러(약 1068억원) 정도 대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으로선 김하성이 연장 계약보다는 FA 시장에서 가치 평가를 받는 게 훨씬 이득인 상황이다.
린은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긴 하지만, 몇 주 전과 비교하면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할 가능성이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되는 서울시리즈와 미국 본토 개막전 사이 기간의 정의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메이저리그는 이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로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트레이드설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OPS 1.259로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며 시즌 준비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 도중 미국 현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수비에서는 골드글러브를 받아서 기분 좋다. 공격에서는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기분 좋게 생각한다. 아직 보여드릴 게 남아있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빅리그 4년차 시즌에 자신감을 보였다.
주전 유격수 복귀와 관련해서는 "기분이 좋다기 보다 책임감이 많이 크다. 우리 팀에는 타티스 주니어나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보가츠, 잭슨 메릴까지 유격수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다 수비에서 잘하는 선수들인데 그와중에 내가 유격수를 보게 돼 영광스럽다. 더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김하성은 한국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소감과 관련해 "한국에 들어가서 경기하는 것 자체로 영광스럽다. 또 한국에서 뛰었던 홈구장에서 야구를 하고,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이렇게 좋은 동료들과 같이 경기한다는 게 설레고 재미있을 것 같다. 한국도 야구에 열정적인 나라고, 좋은 팬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