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평가' 축구협회 전력강화위 15일 개최…클린스만 미국서 '원격 참석'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오는 15일 여는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화상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축구협회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그리고 전력강화위원 7명이 참석해 클린스만호가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대회 준비 과정 등을 되짚어본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으로 구성돼있는데 이 중 8명이 회의에 참석한다. 지난 10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이번 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원회 평가를 참고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축구협회는 13일 임원회의를 열었는데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촉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전력강화위 의견도 별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영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정몽규 회장인 만큼 그의 결단이 결국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선택할 경우 자신에 대한 책임론도 커질 전망이어서 그의 결심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앞서 지난 8일 아시안컵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에 '다음주께 휴식차 자택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틀 뒤인 10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 끝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성적을 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 유럽 무대에서도 '톱 레벨'로 인정받는 선수들이 공수에 포진해 '역대 최강'으로까지 평가받았지만, 64년 만의 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졸전을 거듭해 팬들의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0-2로 완패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축구와 관계없는 정치권에서까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대구FC 구단주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매일 같이 SNS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즉각 경질 및 정몽규 회장의 위약금 사비 충당을 강조하는 가운데 13일엔 광주FC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도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국민들에게 레드카드를 받았다"며 그의 해임을 역설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클린스만 감독을 하루 빨리 내보내라고 외치는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인터뷰에서 "대회 4강에 진출했으니 실패라고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다. 4강 진출에 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실패로 아쉬움을 드러낸 선수들과는 대조적인 반응이었다. 환한 미소도 변함없었다.
사퇴할 마음이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카타르 현지에서 두 차례 정도 만나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안 좋았던 점들, 실점이 많았던 부분들은 분명 우리가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 대화했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도 이야기했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은 3월 21일 태국과 홈경기를 치른 뒤 26일 태국 원정경기에 나선다. 대표팀 소집은 3월 18일이 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연스레 대표팀 지휘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축구계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 전혀 힘을 쓰지 못한 전력강화위가 그의 거취 결정을 놓고 느닷 없이 열리는 것에 난센스라는 의견도 내비친다. 정 회장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 해임을 결정할 경우, 코칭스태프 포함 1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이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코로나19 기간부터 천안시에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라는 대단위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