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관문 뚫은 KT, 다음 상대는 뜨거운 LG…키플레이어는 배스
KBL
수원 KT는 2023-2024시즌 프로농구를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비시즌 기간에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문성곤을 영입했고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다재다능한 포워드 문정현을 데려왔다. 하윤기는 국가대표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간판 스타 허훈의 군 제대가 팀 전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농구계에는 KT의 선수 구성이라면 최소 4강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처음으로 프로농구 사령탑을 맡은 송영진 감독의 지휘 아래 KT는 팀당 정규리그 10경기 남짓을 남긴 3월 첫 날 단독 2위를 굳게 지켰다. 3위 창원 LG와 승차는 3경기. 짧은 기간에 3경기 차가 뒤집히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변이 발생했다. LG가 잔여 10경기에서 9승을 수확한 사이 KT는 마지막 12경기에서 4승 8패에 머물렀다. 그 결과 순위가 뒤집혔다. 36승 18패를 기록한 LG가 원주 DB(41승 13패)에 이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땄다.
반면, KT는 33승 21패를 기록해 LG에 3경기 차로 뒤진 3위에 머물며 6강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KT는 우여곡절 끝에 4강 무대에 올랐다. 지난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는 KT의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막을 내렸다. 예상대로 원투펀치의 힘이 강력했다. 패리스 배스는 시리즈 평균 29.3득점, 14.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허훈은 20.5득점, 4.3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원투펀치 외에도 하윤기를 중심으로 문성곤, 한희원, 문정현, 정성우 등 핵심 로테이션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눈에 띄었다.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부터 로테이션에 포함된 가드 이현석은 송영진 감독의 바람대로 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마이클 에릭은 여전히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이제 2023-2024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챔피언 DB와 '슈퍼 팀'으로 돌아온 부산 KCC 그리고 절정의 흐름으로 정규리그를 마친 LG와 6강 관문을 넘어선 KT의 대결로 압축됐다.
DB는 압도적으로 정규리그를 제패한 우승 후보다. LG는 조상현 감독의 지휘 아래 공수에서 빈틈이 보이지 않는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이들에 도전하는 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정규리그에서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KCC는 이미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줬다. 6강에서 난적 서울 SK를 3경기 만에 따돌리고 4강 무대에 올랐다. 선수들의 개성을 살리는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정규리그 막판부터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스타 군단의 기세가 워낙 대단해 DB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KT는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LG에 2승 4패로 밀렸다. 키플레이어는 배스다. 그는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25.4점을 기록해 득점왕에 올랐지만 LG를 상대로는 힘을 못 썼다. 6경기 평균 득점이 18.0득점에 그쳤고 야투 성공률은 41.9%(시즌 49.1%)로 뚝 떨어졌다.
시즌 초반 스피드과 기술을 앞세우는 배스의 공세에 정통 빅맨 아셈 마레이를 중심으로 하는 LG의 대응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후 매치업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나갔다. LG는 가동 인원이 많고 상대에 따라 매우 세밀한 수비 전략을 들고 나오는 팀이다. 배스의 활약 여부는 4강 플레이오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