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탈락 24시간 만에…日 미나미노, 프랑스서 소속팀 경기 교체투입 '강행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일본 축구 대표팀에서 중요한 경기에 출전했던 미나미노 타쿠미가 소속팀에 복귀한 지 하루도 안돼 리그 경기를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AS모나코가 4일(이하 한국시간) 홈 구장인 모나코에 있는 스타드 루이 2세에서 열린 르 아브르와의 2023-2024시즌 리그1 20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를 앞두고 모나코가 제출한 출전 명단에 미나미노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미나미노는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지 단 하루 만에 공식전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모나코가 후반 18분 위삼 벤 예데르의 선제 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단 3분 만에 유수프 포파나가 자책골을 허용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자 아돌프 휘터 모나코 감독은 후반 26분 마그네스 아클리오체를 빼고 미나미노를 투입했다. 그는 19분 간 경기를 뛰었지만,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 기준으로 미나미노는 19분 간 패스 정확도 73%(11/15), 터치 16회, 상대 박스 내에서의 터치 1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볼 뺏김 1회, 리커버리 2회, 반칙 1회를 기록했다.
미나미노는 사실상 단 하루 만에 공식전 2경기를 치른 셈이다. 미나미노는 지난 3일 오후 8시 30분 킥오프 된 이란과 일본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교체 명단에 들었다.
미나미노는 이란에게 동점을 허용한 뒤, 후반 22분 마에다 다이젠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그는 23분 간 경기를 소화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동료 센터백 이타쿠라 고의 클리어링 실수에 이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이를 성공시켰고 일본은 남은 추가시간 동안 반전을 만들지 못하며 충격적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일본은 2015년 호주 대회 이후 9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 직후, 일본 대표팀은 곧바로 해산했고 현재 시즌이 진행 중인 유럽파 선수들은 바로 소속팀을 복귀했다.
미나미노는 이란전 직후 이날 오후 9시 킥오프한 르아브르전에 곧바로 소집되고 출전하면서 24시간도 되지 않아 공식전 2경기를 출전하는 진풍경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총 엔트리 26명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스페인,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벨기에에서 뛰는 유럽파 20명을 불러들여 그야말로 초호화 명단을 꾸렸다. 나머지 6명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5명, 그리고 카타르 알 라이얀에서 뛰는 수비수 다니구치 쇼고다.
이탈리아 명문 라치오에서 뛰는 가마다 다이치,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득점왕 후루하시 교고가 엔트리에서 탈락할 정도다.
게다가 최근 A매치 전적도 화려해 지난 9일 요르단과의 비공개 평가전까지 합치면 대회 개막을 앞두고 10경기 전승, 45득점 6실점이란 가공할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 전적을 아시아 팀들하고만 낸 것도 아니다. 지난해 9월엔 유럽으로 날아가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 홈에서 4-1로 박살내더니 벨기에에서 튀르키예를 맞아 4-2로 이기기도 했다. 두 팀 모두 일본전 직후 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그러다보니 64년 만의 우승을 기치로 내건 한국 축구에 가장 위협 대상으로 꼽히는 팀이 일본으로 굳어졌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는 불안 요소가 즐비했다.
먼저 일본이 주전 수문장으로 내세운 스즈키 자이온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실점을 여러 차례 허용했다. 다만 이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패배의 원흉으론 지목되지 않았다.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선수 중 한 명은 바로 일보 축구의 미래 구보 다케후사이다. 구보는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하고 후반 22분 미토마 가오루와 교체 아웃됐다.
구보는 67분간 뛰며 볼터치 49회, 패스 정확도 67%(18/27), 키패스 1회, 빅찬스 창출 1회를 기록했다. 패스가 유독 끊겼다. 특히 크로스 성공 6회 중 1회로 너무나 부정확했고 턴오버도 19회나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소속팀 레알 소시에다드가 책정한 몸값 6000만 유로(약 860억원)에 전혀 미치지 못한 경기력이었다.
또 구보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미토마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조국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미토마 경우엔 그가 부상에서 회복되는 중임에도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킨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대신 비난을 받게 됐다.
미토마는 지난해 12월 경기 중 발목 부상을 입어 아시안컵 참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모리야스 감독은 대회 중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그를 최종 명단에 포함시켰다. 미토마는 토너먼트 16강 때 교체로 나오면서 복귀에 시동을 걸었는데, 경기력과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 이란전에서 제 실력을 낼 수 없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준결승과 결승전 때 미토마의 능력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적으론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미토마를 발탁한 건 너무 안일한 선택이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