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은 여전히 아름답다' 제이미 바디, '팀 내 최다골'로 레스터 리그 우승 견인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늦게 핀 꽃'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37)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레스터 시티가 지난주 프리미어리그(PL) 승격을 확정한 데 이어 잉글랜드 챔피언십(EFL)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는 2부 리그 역대 최다 우승 타이를 이루던 맨체스터 시티(7회)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등극하는 8번째 우승이라는 점에서 기쁨을 더했다.
레스터 시티는 30일 오전 4시(한국시각) 영국 프레스턴의 딥데일에서 열린 2023/24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45라운드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최근 물오른 감각을 자랑하는 '리빙 레전드' 제이미 바디였다. 바디는 지난 웨스트브로미치전, 승격을 확정 지은 사우스햄튼과의 경기 쐐기골에 이어 이날도 득점에 성공하며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레스터 시티는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공격진은 맥아티어-바디-이사하쿠로 구성했고 미드필더는 은디디-윙크스-악균을 기용했다. 수비수엔 파스-베스테르고르-코디-페레이라를 세웠다. 골문은 스톨라르치크가 지켰다.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바디는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경기 초 과감한 움직임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더니 전반 36분, 골문을 등진 상황에서 악균의 패스를 건네받아 왼발 터닝 슛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레스터 시티의 1점차 리드에도 제법 팽팽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후반 7분경 다시 한번 바디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중원으로 과감하게 공을 몰고 오던 파스의 중거리 슛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바디가 이를 가볍게 밀어 넣어 이날 경기를 2점 차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프레스턴 노스 엔드는 전의를 상실했고 후반 22분, 맥아티어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막을 내렸다. 바디는 이날 멀티골을 추가하며 자신의 리그 18호 골, 시즌 20번째 득점 고지를 밟았다.
이는 올 시즌 독주에 가까운 페이스를 선보인 레스터 시티 선수단 가운데서도 단연 득점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레스터 시티는 축구계에서 동화를 작성한 '기적의 팀'으로 꼽힌다.
레스터 시티는 2013/14 시즌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PL 승격에 성공했다. 이후 곧바로 PL 최하위로 추락하며 강등을 눈앞에 두더니 시즌 막판 극적인 반전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이후 2015/16 시즌엔 축구사를 통틀어 손에 꼽을만한 기적을 연출했다. 라니에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레스터 시티는 강등권 수준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뒤엎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낸 배경엔 8부 리그를 전전하던 '공장 노동자' 출신 공격수 바디의 영향이 지대했다. 바디는 당시 1부 리그 소속 선수라는 다소 어색한 타이틀에도 11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는 등 리그에서만 24골을 넣는 맹활약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 후에도 레스터 시티는 챔피언스리그 8강, 잉글랜드 FA컵 우승 등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잘나가던 레스터 시티였지만 지난 시즌을 끝으로 영광의 시대는 마무리된 듯 보였다. 2022/23 시즌 PL에서 시종일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레스터 시티는 결국 최종 18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십 무대로 강등됐다.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에 소속 팀의 강등을 겪게 됐음에도 바디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팀에 남아 PL 승격을 돕겠다며 굳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바디는 백전노장의 나이에도 시즌 내내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PL 승격과 우승을 결정짓는 시즌 막판 중요한 일전에선 연이어 득점을 기록하며 '구단 레전드'의 품격을 증명했다. 이에 다수의 현지 매체는 "레스터 시티가 바디와 재계약을 추진하며 그에 맞는 예우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