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1세 잠수함이 2022년에도 똑같은 이유로 쉬었는데…불행 중 다행, 장현식·곽도규 몫 커진다
임기영(31, KIA 타이거즈)이 잠시 쉰다.
KIA는 지난 1일 “임기영이 지난달 31일 경기(잠실 두산 베어스전)전 불펜 투구 중 왼쪽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MRI 검진을 실시했다. 좌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이며, 1주일 뒤 재검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결국 임기영은 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사실 임기영은 2022년에도 함평 스프링캠프 도중 똑 같은 부위에 부상, 3주간 이탈했다. 이후 돌아왔으나 결국 시즌 준비 과정이 늦었다. 결국 26경기서 4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24에 머물렀다. 부진에 불운까지 겹치며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다.
2019시즌에도 시즌 첫 등판 이후 6월 말까지 부상으로 약 3개월간 쉬었다. 그때도 12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73으로 좋지 않았다. 반면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뛴 2023시즌에는 64경기서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체인지업 그립을 바꿔 낙폭을 키우면서 대박을 쳤다.
임기영은 사이드암이다. 옆구리 투수가 말 그대로 옆구리 부상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건 사실이다. 정통파보다 상체를 많이 비틀기 때문이다. 옆구리에 부상하면 괜찮아질 때까지 쉬는 것 외에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어쨌든 시즌 초반인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임기영으로선 푹 쉬고 재기를 도모해야 한다.
올 시즌 임기영의 역할은 장현식, 곽도규와 함께 메인 셋업맨 전상현, 최지민 앞에서 경기흐름을 잡는 것이다. 주로 6회를 책임지는 역할. 전상현과 최지민이 2연투를 하고 쉴 경우 7~8회까지 맡는다. 당장 임기영이 빠지면서 이 몫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 3연전서 궁극적으로 황대인의 몫을 메우기 위해 1루수 요원의 콜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1루수를 보강하지 않은 상황서 임기영이 갑자기 이탈하면서, 2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둔 지원군의 역할이 주목된다. 임기영의 공백이 크지만, 불펜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크게 위협을 받는 건 아니다. 이 자리에 야수를 집어넣을 수도 있다.
어쨌든 5~6회의 경우 장현식과 곽도규의 몫이 커질 전망이다. 장현식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올 시즌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곽도규는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온 뒤 확연히 업그레이드됐다.
아울러 KIA에 나성범, 황대인에 이어 개막 열흘만에 세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올 시즌 각 파트별 뎁스가 좋아서, 아직까지 팀 전력이 휘청거릴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무리하게 부상자를 복귀시킬 이유는 없다. 긴 호흡으로 접근하되, 플랜B를 가동하는 이범호 감독의 대처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편, KBO리그 경기가 없던 지난 1일 임기영을 비롯해 백승현(LG 트윈스), 성재현(KT), 이영하(두산 베어스), 데이비드 맥키넌(삼성 라이온즈), 주성원(키움 히어로즈)이 1군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