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은 이런식, 김민재 '남겠다고까지 했는데'…레알전 2경기로 방출 희생양 거론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남고 싶다고 남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 시즌 내내 헌신하고도 최근 부진만으로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을 버릴 생각을 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가 김민재의 불안한 입지를 전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이 다음 시즌 센터백을 영입할 것이다. 현재 보유한 4명의 중앙 수비수 중 1명은 나가게 될 것"이라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중 한 명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지 1년도 안 돼 떠나게 될 수도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에서의 부진이 발단이 됐다. 1차전에서의 실수는 할 말이 없다. 모처럼 최후방을 책임지며 레알 마드리드 공격을 차단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으나 치명적인 실수를 반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도전적인 수비 스타일의 김민재를 파악하고 공략에 들어갔다. 김민재는 상대 패스와 움직임을 읽고 미리 차단하는 수비 방법으로 지금의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특히 나폴리 시절 김민재의 도전적인 수비는 성공률이 높았다. 김민재가 자리를 비우면 수비력과 활동량을 갖춘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그 자리를 메워뒀기 때문이다. 사실상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 전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헬 감독은 센터백이 크게 앞으로 나서길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폴리와 같은 대응을 하지 않는다. 투헬 감독은 지역 방어를 고수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김민재가 빠져나갔을 때에도 자리를 메우는 대신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김민재가 공을 빼앗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실점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투헬 감독은 전술 수정보다는 김민재가 스타일을 바꾸길 바랐다. 그러나 김민재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모험적인 수비를 시도하다가 실점하고, 막바지 페널티킥까지 내주자 투헬 감독은 선수 보호는 커녕 김민재의 잘못을 하나하나 짚었다. 그는 "수비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공을 따내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앞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너무 탐욕스러웠다. 수비를 쉽게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바이에른 뮌헨 허버트 하이너 회장도 가세했다. "김민재가 가끔은 침착하고 신중했으면 좋겠다"라며 "상대 뒤에 서는 수비를 했으면 좋겠다. 상대 앞을 가려고 하다가 스피드가 느려지지 않도록 말이다"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혹평에 김민재의 입지가 좁아졌다. 급기야 올여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후반기 들어 주전에서 밀린 뒤에도 팀에 남아 주전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던 김민재인데 레알 마드리드전 졸전으로 잔류를 받아줄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처음 나온 이야기도 아니다. 지난 주에도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FCB 인사이드'가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매각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준결승에서 실수로 평판은 악화됐고 5,000만 유로(약 730억 원)를 제시할 수 있는 팀이면 이적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었다. 5,000만 유로는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나폴리에서 영입할 때 지불했던 금액이다.
김민재의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후반기 들어 후보로 전락한 뒤에도 계속 팀에 남아 주전 경쟁을 펼치려는 의도를 보여왔다. 이달 초 '스포르트 빌트'는 "나폴리는 김민재의 복귀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김민재는 이적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방출 이야기를 전한 플라텐버그 기자 역시 앞서 "김민재는 현재 세 번째 센터백이다. 이 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름에 이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왜 영입했는지 다음 시즌에 증명하고 싶어한다. 또 김민재는 이 도시와 구단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동료의 신임은 얻고 있다.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만 하더라도 "김민재의 레알 마드리드 원정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평소에도 종종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최근에 부진이 다음 경기에도 이어질 거라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힘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