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에도 수비 가담률 세계 1위…손흥민은 왜 이리 많이 뛰었나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활동량이 얼마나 많은지 숫자로 증명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9일(이하 한국시간)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와 '신체 접촉 및 볼 터치 없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횟수' 두 가지 기준으로 수비 가담률을 평가했다. 수비 가담률이 높은 순위로 순위를 공개했는데 여기서 손흥민이 1위에 올랐다. 두 가지 기준을 합산한 수치에서 손흥민이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손흥민은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에서 압도적인 활동량을 보였다. 압박 횟수에서는 전 세계에서 7위였는데, 유럽5대리그로 한정하면 질주 거리, 압박 횟수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공격수 중 손흥민의 수비 가담이 1위라는 게 수치로 나왔다.
이전부터 손흥민은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였다. 측면과 최전방을 부지런히 움직였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활동량은 이번 시즌 특히나 더 크게 상승했다. 1992년생으로 올해 32살이 됐지만, 20대 시절보다 그라운드를 더 많이 누볐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새 사령탑으로 온 영향이 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많이 뛰는 축구를 선호한다. 특히 수비에서는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가담을 요구한다.
손흥민 다음으로 수비 가담이 많은 공격수 2위에 같은 토트넘 선수인 히샬리송이 뽑힌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도 이같이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수비 상황에서 공격수들에게 높은 수비 가담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손흥민, 히샬리송 수치가 전 세계 톱 수준으로 산출된 이유를 설명했다.
시즌 내내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100% 녹아들었다. 그렇다고 공격에 소홀한 것도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이번 시즌 17골 9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득점, 도움 1위.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봐도 공격 포인트 순위 5위에 올라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선수들이 떠났다. 지난 시즌엔 해리 케인마저 우승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절친 에릭 다이어도 바이에른 뮌헨으로 갔다. 지난 시즌 주장이던 위고 요리스도 떠났다.
손흥민은 끝까지 남았다. 주장 완장까지 차며 팀을 이끌었다. 원래 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뿐 아니라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했다. 손흥민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구단 최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주역에 황금 세대 중심이었던 만큼, 토트넘에 상징적인 선수다. 현재 주급은 20만 파운드(약 3억 4100만 원). 계약 기간은 다음 시즌까지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아시아 선수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골 돌파 등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굵직한 업적을 수차례 쌓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토트넘 주장에 임명됐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 141년 역사에 비유럽 국적 주장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주장은 박지성이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주장 완장을 찬 뒤 역대 두 번째다.
시간이 지나도 기량이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케인이 나가고 나서 팀 전력상 손흥민의 존재가 더 중요해졌다. 수비 가담률 1위도 손흥민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