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날 "김민재 벤치" 선언→투헬 이렇게 잔인했나…KIM 이적설 이어 벤치행 '수난'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감독이 경기 전날 특정 선수를 선발 제외할 거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잔인한 일이 일어났다. 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과 김민재 이야기다.
뮌헨은 9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과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서 2-2로 비겼던 뮌헨은 이번 2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2차전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투헬은 레알전에 선발로 내보낼 선수들에 대해 언급했다.
투헬은 기자회견에서 중앙 수비에 대한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 에릭 다이어(30)와 마테이스 더리흐트(24)가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보다 앞서 있다"라며 "그들은 함께 계속 뛸 자격이 있다. (부상을 당했던) 더리흐트는 그린라이트를 받았고 내일 경기에 뛸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뮌헨이 보유한 4명의 센터백 중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다른 2명보다 앞서 있다는 걸 직접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레알과의 2차전에서도 다이어, 더리흐트 조합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김민재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정 선수를 콕 집어 경쟁에서 밀렸다고 말하는 건 그 선수의 출전 의지를 꺾어버리는 잔인한 처사다.
더구나 김민재가 뮌헨에 입성했을 때 가장 반겼던 인물 중 한 명이 투헬이었기에 충격이 더 크다.
최근 김민재는 레알과의 1차전, 슈투트가르트전에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이는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빠져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더리흐트는 지난 달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더리흐트가 빠진 자리에 그대로 김민재가 투입된 것이다.
이 2경기에서 김민재는 확실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었으나 아쉬운 경기력으로 무려 5실점을 헌납했다. 특히 레알과의 경기가 최악이었다. 뮌헨이 내준 2실점 모두 김민재의 결정적 실수에서 비롯됐다.
당시 다이어와 함께 센터백 듀오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뮌헨의 2실점 모두 관여하면서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레알의 선제골 상황에서 토니 크로스가 패스 줄 곳을 찾고 있었고, 전방에 위치에 있던 비니시우스가 공을 받기 위해 밑으로 내려가자 김민재도 같이 따라갔다. 이때 감민재가 올라온 걸 확인한 비니시우스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해 김민재가 비운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크로스도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일대일 기회를 잡은 비니시우스가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자네와 케인이 득점을 터트려 경기를 뒤집었지만 김민재가 또다시 성급한 판단으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6분 김민재는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은 브라질 공격수 호드리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손을 써서 넘어뜨렸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함과 동시에 김민재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비니시우스가 깔끔하게 성공시켜 2-2를 만들었다.
경기 후 많은 매체들과 전문가들이 김민재를 비판했고, 뮌헨을 이끄는 토마수 투헬 감독도 경기 후 "김민재는 두 번이나 너무 욕심이 많았다"라며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비니시우스를 상대로 너무 빨리 움직이다 크로스의 패스에 잡혔다. 너무 예상 가능한 수비였고 공격적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도 안타깝지만 또 실수를 했다. 5대2로 우리가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호드리구 상대로 공격적인 수비를 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다이어가 도와주려고 하는 순간 김민재가 호드리구를 넘어 뜨렸다"라고 질책했다.
이후 김민재는 지난 5일 슈투트가르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이날 3실점이나 허용하면서 다가오는 레알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출전 가능성이 대폭 하락했다.
먼저 UEFA는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이 4-2-3-1 전형을 내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키고, 누사이르 마즈라위,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 요주아 키미히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트 라이머가 맡고, 2선에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레로이 자네를 배치했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 해리 케인을 올렸다.
라인업과 함께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거나 가능성이 낮은 선수도 소개했다. 사샤 보이(허벅지), 킹슬리 코망(햄스트링), 하파엘 게헤이루(발목), 부나 사르(무릎)는 부상으로 결장할 것이라고 확신했고, 다요 우파메카노(발목)는 출전 여부를 확답하지 못했다. 더리흐트도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이지만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가 예상한 뮌헨 선발 라인업도 포메이션은 4-3-3 전형이지만, 선수 명단은 UEFA가 내놓은 라인업과 동일했다. 김민재가 레알전에서 벤치로 내려갈 거라고 전망한 것이다.
다만 레알과 연장전을 고려해 김민재가 교체 투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이어는 직전 경기인 슈투르가르트전에서 상대 공격수 세루 기라시와 충돌,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다이어는 상처 부위를 분대로 붙이고 다시 경기에 임했으나 기라시의 슛을 골문 앞에서 걷어낸다는 게 하필이면 부상 부위로 걷어내고 말았다. 피라 철철 흘러넘쳤고 결국 붕대를 감고 뛰다가 전반 종료 직후 교체아웃됐다.
더리흐트는 무릎 부상에서 간신히 회복됐다고 하지만 올시즌 내내 부상을 달고 살아 시한폭탄 같다. 레알전에서 언제 또 드러누을 지 모른다. 레알은 더리흐트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란 점을 들어 더리흐트를 집요하게 공략할 수 있다.
다이어, 더리흐트 모두 100% 컨디션이 아니기에 김민재가 필요하다. 둘 중 한 명이 다치거나 120분 연장 혈투로 경기가 흘러갈 경우 김민재가 교체로라도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감독의 잔인한 발언을 이겨내고 김민재가 레알전서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