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남달랐지만… 힘 못 쓴 토트넘
손, EPL 300경기 시즌 17호골
통산 120호골 대기록 빛바래
팀은 리버풀에 져 4연패 굴욕
남은 경기 전승·4위팀 전패 땐
UCL 진출 ‘실낱 희망’ 기대감
“거대한 시즌을 위해 모두 한 방향으로 나아가자.”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을 앞두고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32)의 당부였다. ‘단짝’ 해리 케인(31)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주장 손흥민의 어깨는 무거웠다. 하지만 손흥민과 토트넘은 팀이 하나로 뭉친다면 ‘별들의 잔치’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서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믿었다.
토트넘 손흥민이 6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3∼2024 EPL 원정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는 득점을 허용하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리버풀=AP연합뉴스 |
완장을 찬 손흥민과 토트넘은 두려울 게 없었다. 올 시즌 토트넘 개막 10경기에서 8승2무로 무패를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라섰다. 또 손흥민 역시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 차출돼 대회 중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고 리그에 돌아서도 두 자릿수 득점을 넘어서며 훨훨 날았다.
손흥민은 5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경기에서도 이름값을 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EPL 300경기 출전 고지에 올라섰고, 후반 32분 EPL 통산 120호 득점이라는 자신의 대기록을 자축했다. 토트넘에서 EPL 300경기를 이룬 선수는 위고 요리스(로스앤젤레스 FC)와 케인 둘뿐이다. 또 손흥민은 EPL 역대 득점 순위에서 리버풀의 전설 스티브 제라드와 함께 공동 22위 자리를 차지했다. 올 시즌 손흥민은 32경기에서 17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변함없었지만 초반 기세를 잃어버린 토트넘은 UCL과 멀어져가는 분위기다. 손흥민의 골에도 토트넘은 리버풀에 2-4 완패를 당하며 뉴캐슬과, 아스널, 첼시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4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리버풀과 일전이었지만 토트넘은 초반부터 패색이 짙었다. 전반 16분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헤더로 첫 득점을 내줬고, 전반 45분 앤디 로버트슨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후반에도 5분 만에 코디 학포의 헤더와 14분 하비 엘리엇의 중거리포를 연달아 내줬다. 0-4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후반 32분에는 리버풀 골문 전방에서 히샤를리송이 뒤로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그대로 상대 진영 오른쪽 하단을 찔러 골망을 흔들었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18승6무11패·승점 60)은 4위 애스턴 빌라(20승7무9패·승점 67)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4위까지는 UCL 진출권을 얻을 수 있다. 애스턴 빌라보다 1경기를 덜 치른 토트넘은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뒤 기적을 기다려야 한다. 우선 애스턴 빌라가 남은 2경기를 다 져야 한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버풀을 만나는 애스턴 빌라보다 토트넘의 경기 일정이 험난하다. 토트넘은 11일 번리, 15일 맨체스터 시티와 홈 경기에 이어 20일 셰필드와 원정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맨시티와 경기가 고비다. 2위 맨시티는 1위 아스널을 승점 1차로 추격하고 있어서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만약 토트넘이 이 경기에서 비기고 남은 두 경기를 잡아 승점 7을 따내도 불안하다. 현재 애스턴 빌라가 토트넘에 골 득실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엔 모든 게 잘 풀렸고, 모두 즐거웠지만 이를 이어가지 못했다”며 “나 역시 주장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우린 이를 계기로 더 강해져 나아가야 한다”며 “실망스럽지만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최대한 강하게 밀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