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이기더니 기고만장' 다이어, 자기 안 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전술 훈련 왜 안 했어? 콘테와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에릭 다이어. /AFPBBNews=뉴스1김민재. /AFPBBNews=뉴스1에릭 다이어가 경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AFPBBNews=뉴스1에릭 다이어(30)가 토트넘 시절을 회상했다. 본인을 기용하지 않았던 엔제 포스테코글루(58) 감독의 전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10일(한국시간) "다이어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전술 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평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자신은 공격 훈련에서 전술보다는 공격수 개개인의 직감을 이끄는 것을 주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어도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다이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출신 축구 전문가 게리 네빌과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그가 원하는 대로 훈련을 진행한다. 하지만 그는 흥미롭게도 어떠한 전술적 훈련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매일매일 전술 훈련을 했다. 우리는 훈련을 잘 따랐고 몸에도 충분히 익혔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설명했다. 다이어는 "올 시즌 난 토트넘을 떠날 시간이 됐다고 생각했다. 토트넘에서 보낸 시간을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래서 떠날 때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떠났다. 토트넘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떠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은 내게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팀을 떠나주길 바랐지만 나는 내게 좋은 제안이 오지 않으면 떠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에릭 다이어(위)가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실점 후 아쉬워하는 에릭 다이어. /AFPBBNews=뉴스1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전력 외로 분려됐던 다이어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이적했다. 계약은 올 시즌까지이며 활약 여부에 따라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였던 다이어는 김민재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당시 토마스 토헬 감독은 다이어 활용범에 대해 "다이어는 센터백 전문이다. EPL에서 오랫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뛰지 않았다"며 "우리는 다이어를 센터백으로 쓰기 위해 데려왔다. 이제 레온 고레츠카가 센터백으로 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당시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김민재의 공백을 다이어가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다이어는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등 기존 주전의 백업 자원 정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였지만 후반기 들어 얘기가 달라졌다. 김민재를 제치고 주전으로 올라선 것이다.
다이어는 이적 후 공식전 12경기에 출전했다. 이중 10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최근 치러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경기도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의 차지였다. 이날 열린 아스널과 8강 1차전 원정에서도 풀타임을 뛰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토트넘 시절 에릭 다이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에릭 다이어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다이어는는 최근 8경기 중 7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김민재를 제친 시점은 지난 2월 말 라이프치히와 23라운드가 시작이었다. 다이어-데 리흐트가 선발 출전했고 김민재는 경기 막판 투입돼 약 9분을 뛰었다. 이어 프라이부르크와 24라운드,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전, 마인츠와 25라운드, 다름슈타트와 26라운드, 도르트문트와 27라운드 모두 선발로 뛰었다. 이어 하이덴하임과 28라운드에서 김민재에서 잠시 선발을 내줬지만 직전 아스널과 UCL 8강전에서 다시 주전으로 복귀해 풀타임을 뛰었다.
다이어가 김민재를 제치고 뮌헨 주전으로 뛸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김민재의 잦은 결장은 유럽 진출 후 처음 겪는 일이다.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이후 나폴리, 뮌헨에 이르기까지 줄곧 선발로만 뛰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낯설다.
앞서 투헬 감독은 라이프치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데 리흐트-다이어 조합에 대해 "괜찮았다. 잘했다"고 총평하며 "상대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2명이었고 빠른 선수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수비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둘의 조합은 특이한 조합이 아니다. 지난 우니온 베를린과 아우크스부르크, 묀헨글라트바흐과 3연전에도 이 조합을 사용했다. 데 리흐트와 다이어는 함께 잘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이 언급한 '3연전'은 김민재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을 기간이다. 당시에는 김민재가 없었지만 징계와 부상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김민재를 선발로 넣지 않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투헬 감독이 직접 밝힌 김민재의 선발 출장 제외 이유는 '휴식'이었다. 그는 "김민재는 휴식이 필요했다. 계속 선발로 경기를 뛰었다. 아시안컵에 출전하느라 겨울에 제대로 된 휴식도 갖지 못했다. 그래서 데 리흐트와 다이어를 기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팀 훈련 중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SNS에릭 다이어(가운데)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아스널 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부카요 사카(오른쪽)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하지만 투헬 감독은 이후 경기에서 계속 다이어-데 리흐트 조합을 가동했다. 마인츠전 8-1 대승 이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선발 제외 이유에 대해 "김민재에게 어려운 일이다. 그는 뛸 자격이 있고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다. 다이어와 데 리흐트는 두 번의 어려운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언급했다.
다름슈타트전 직전에는 대놓고 다이어와 데 리흐트를 칭찬했다. 투헬 감독은 "둘의 조합을 쓰면서 승리하고 있다. 다이어-데 리흐트는 좋은 조합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다른 풀백과 미드필더와도 좋은 조합을 보인다. 굳이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물론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기량이 좋지만 최근에는 다이어-데 리흐트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이 계속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투헬 감독은 센터백 4명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기용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하이덴하임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예상 센터백 라인을 묻는 질문에 "다이어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잘하고 있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누가 선발 라인업에 설지 정하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센터백이 4명이나 있다. 그들 모두 경기를 뛰고 싶어한다. 나는 매 경기마다 누가 경기에 뛰는 것이 적합할지 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훈련 중인 에릭 다이어.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