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행복했지" 투헬의 김민재 사랑..."KIM은 탑 플레이어, 뮌헨에겐 엄청난 행운이다"…
[OSEN=고성환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김민재(28)를 향해 따뜻한 덕담을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VfL 볼프스부르크를 2-0으로 꺾었다.
이 경기 승점 3점을 추가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72점(23승 3무 7패)을 기록, VfB 슈투트가르트(승점 70)를 밀어내고 다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는 오는 18일 열리는 TSG 1899 호펜하임 원정 경기다.
바이에른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마티스 텔, 브리안 사라고사-로브로 즈보나레크-토마스 뮐러, 레온 고레츠카-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요주아 키미히, 마누엘 노이어가 선발로 나섰다.
무난한 승리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경기 시작 4분 만에 즈보나레크의 데뷔골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전반 13분 고레츠카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전반 18분 사라고사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기도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김민재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비로 문제가 됐던 이전 경기들과 달리 후방에 머무르며 뒷공간을 커버하는 데 신경 썼다.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수비는 파트너인 우파메카노에게 주로 맡겼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좌우 위치를 바꿔가며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그는 오랜만에 좌우로 롱패스를 뿌리며 공격 전환에도 힘을 보탰다. 고레츠카가 수비에 집중한 점도 도움이 됐다.
물론 언제나 뒤에만 머무른 건 아니었다. 김민재는 후반 15분 한 발 빠른 판단으로 뛰쳐나가 상대 공격수에게 향하는 공을 끊어내며 전방으로 패스했다. 그 덕분에 텔이 역습을 펼치며 프리킥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후반 25분엔 상대 압박을 벗겨낸 뒤 두 명 사이를 뚫고 키미히에게 전진패스를 보내며 공격 속도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김민재는 예상보다 빠르게 임무를 마쳤다. 후반 27분 우파메카노가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김민재가 빠르게 달려가 몸싸움으로 공을 뺏어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민재의 발목이 상대 선수에게 깔리며 부상이 발생했다.
김민재는 일단 안전하게 공을 옆줄로 걷어낸 뒤 제자리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곧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오는 18일 호펜하임과 시즌 최종전에 뛰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김민재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더욱 아쉬운 부상이다. 그는 75분 동안 패스 성공률 99%(85/86), 롱패스 성공률 100%(2/2), 태클 성공 1회, 걷어내기 2회, 볼 경합 승률 100%(2/2)를 기록했다.
독일 'TZ'도 김민재에게 호평을 내렸다. 매체는 "약간의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매우 집중된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상대와 경합 후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라며 평점 3점을 매겼다. '빌트' 역시 김민재에게 3점을 줬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 부상을 언급했다. 그는 "김민재가 발목을 삐었다. 그래서 우리는 즉각 대응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데뷔 시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질문에 따르면 김민재 본인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복잡한 감정이고, 50 대 50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향해 칭찬을 남겼다. 그는 "전반적으로 내 분석도 아주 비슷하다. 너무 긍정적이지도 않고, 너무 부정적이지도 않다. 50 대 50 정도"라면서도 "기대에 부응하기엔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그와 함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안타깝게도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에서 몇 가지 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는 완전히 믿음직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아시안컵 이전까지 모든 경기를 뛴 유일한 선수였고, 완전히 팀을 지켰다. 한 번도 휴식하지 않았고, 휴식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그의 행동 방식과 성격에 대해 내가 매우 매우 긍정적인 이유다. 모든 축구선수 경력에서 생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는 최고의 멘탈리티를 가진 탑 플레이어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엄청난 행운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