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3순위' 김민재, 투헬과 2년은 더 함께해야…뮌헨과 2026년까지 정식 재계약 조짐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새롭게 주전 경쟁을 펼치려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시나리오가 뒤틀릴 위기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가 16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의 유임 관련 협상 내용을 전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과 투헬 감독의 에이전트가 계약 연장을 위해 만났고, 이후에도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을 먼너 나가겠다고 밝혔던 투헬 감독은 이제 잔류를 확신하는 단계다. 로마노 기자는 "투헬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이 제시한 연임을 수락하는 데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바라봤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이 투헬 감독에게 목을 매는 상황이다.
투헬 감독은 지난 2월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선두에 올라있던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완패를 당하면서 역전 우승 가능성이 불가능해지자 책임을 통감한 결정이었다. 그때만 해도 독일축구협회(DFB) 포칼과 독일축구리그(DFL) 슈퍼컵을 놓친 투헬 감독이 분데스리가까지 밀려나자 팬들은 상당한 비판을 가했다.
선수단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 악화되는 성적에 투헬 감독은 라커룸에서 폭언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지시를 선수들이 따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선수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헬 감독이 자진 사임을 밝힌 후에도 드라마틱한 반전이 바로 이뤄지지 않았던 배경으로 해석할 만했다.
그런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거치면서 다시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첼시 시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투헬 감독이 단기전에서 지도력을 발휘한 것이 발단이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 중인 아스널을 8강에서 만나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다. 그런데 아스널 원정을 비긴 뒤 홈에서 승리하면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한 준결승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은 선전했다. 비록 원정에서 무너지긴 했지만 선제골을 넣고 종료 직전까지 리드를 유지할 만큼 저력을 발휘했다. 이 기간 투헬 감독을 필두로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분위기를 달리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투헬 감독의 라커룸 폭언이 공개될 만큼 어지러웠으나 챔피언스리그를 거치면서 180도 달라졌다.
급기야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해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자말 무시알라 등 주축들이 투헬 감독의 잔류를 구단에 요청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선수단 80%가량이 투헬 감독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 구단 수뇌부도 재계약과 관련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투헬 감독은 자신있게 바이에른 뮌헨에 자신의 요구를 하는 입장이 됐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투헬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자신의 발언권이 생기고, 선호하는 선수들이 스쿼드 리빌딩의 중심이 되는 걸 보장받길 원한다. 이럴 경우 바이에른 뮌헨에 잔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단 동행 여부에 긍정적인 합의를 이뤘으나 아직 합의할 대목은 남아있다. 스카이스포츠는 "현재 투헬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5년 6월까지다. 이를 최소 2026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투헬 감독을 잔류시키겠다는 계획이 여전히 실패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투헬 감독이 잔류하면 올여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주전 경쟁을 하려던 김민재에게도 영향이 갈 대목이다. 일단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몇 가지 실수를 하긴 했지만 충분히 믿음직스러웠던 시즌"이라며 "김민재는 아시안컵 이전까지 모든 경기를 뛴 유일한 선수다. 한 번도 쉬지 않았고, 휴식을 바라지도 않았다"라고 전반기 헌신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김민재의 성격이 아주 마음에 든다. 모든 축구선수라면 약간의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김민재는 최고의 멘탈을 가진 톱 플레이어다.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영입한 건 엄청난 행운"이라고 칭찬했다.
다만 투헬 감독 체제에서 시즌 마무리 시점에 3순위로 전락한 부분은 프리시즌에 반전을 이뤄내기 어려울 수 있다. 투헬 감독이 막바지 몇 차례나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마티아스 더 리흐트, 에릭 다이어에게 뒤처져있다"라고 반복했다. 여기에 센터백 변화 조짐도 엿보인다. 우파메카노가 방출 1순위인 가운데 영입생이 합류한다면 김민재는 자칫 4순위로도 떨어질 수 있다. 만일 큰 금액을 지불하고 중앙 수비수를 영입하면 그 선수를 일단 활용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