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호랑이’ 깨어났다…나성범, 연이틀 홈런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주장 나성범(35)이 이틀 연속 시원한 홈런을 터트렸다.
15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열린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나성범은 경기 전 선수단을 대표해 라커룸에서 이범호 감독에게 작은 선물을 전했다. 나성범은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감독님께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나성범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이범호 감독에게 더 큰 선물을 했다. 0-1로 뒤진 3회 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은 두산 선발 최원준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2호. 나성범은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번엔 2사 만루에서 김명신의 높은 포크볼을 받아쳐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IA는 최형우의 안타가 이어지면서 5-1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최근 9연승을 달리던 두산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5회 1사 이후 정수빈의 볼넷과 허경민의 2루타, 양의지의 적시타를 묶어 두 점 차로 따라붙었다. 7회 초엔 양의지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4-5,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결국은 KIA가 웃었다. 7회 말 2사 1·2루에서 박찬호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고, 8회엔 최형우가 솔로 홈런을 터트려 8-4까지 달아났다. 9회엔 마무리 정해영이 나와 삼진 3개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평균자책점 1위(1.83)인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다승 부문에서도 공동 1위(5승)로 올라섰다. 2연패에서 벗어난 1위 KIA는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두산은 9연승 행진을 마감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나성범은 지난달 27일 뒤늦게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시범경기 막판 우측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탓에 재활을 하느라 합류가 늦어졌다. 지난해에도 종아리와 허벅지를 다쳐 비시즌 기간 하체 훈련에 집중했던 나성범으로선 아쉬움이 컸다.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근육량을 늘렸던 나성범은 그라운드 복귀를 앞두고 체중도 5㎏ 감량했다.
하지만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2일 KT 위즈전에선 안타를 쳤지만, 지난주엔 6경기 내내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080까지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나성범이 돌아온 뒤 KIA는 5승 8패에 그쳤다.
그랬던 나성범이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14일 두산전에서 35타석 만에 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고, 15일 경기에서는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은 “밸런스와 스윙이 좋아지고 있다”며 기대했는데 그의 예상대로 나성범의 방망이가 이날 폭발했다.
나성범은 “감량을 했더니 움직임도 좋아지고, 부담도 없어 이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초반에 지명타자 출전이 많았는데, 앞으로 수비에서도 출전 시간을 더 늘려 가겠다”며 “헛스윙과 파울이 많이 나오면서 그동안 불리한 카운트에서 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한 결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늦게 합류하게 돼 주장으로서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앞으로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C는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16-1, 7회 강우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NC 1번 타자 손아섭이 6타수 4안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는 2회 손아섭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으려다 손목을 다쳐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페냐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을 기록했다. NC는 이날 장단 20안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