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차남 임종훈 "한미는 첫 직장…팔 생각없다"
한미그룹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13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소액주주들과 면담을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임 대표와 노용갑 부회장, 김영호 상무가 참석했다. 소액주주 측에서는 주주연대 이준용 대표와 인증기반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의 윤태준 연구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한미그룹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왼쪽에서 세번째)가 13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소액주주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한미그룹먼저 소액주주들은 임 대표가 한미사이언스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입사시기와 경력에 대해 물었다.
임 대표는 "지난 2002년 한미약품 영업사원 48기로 공식 입사했고 선배들에게 영업 밑바닥부터 배우기 위해 오너일가라는 사실을 감추고 일을 시작했다"면서 "이후 한미그룹 내에서 의료기기 마케팅, 해외 수출, 한미벤처스에서 투자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경험을 통해 한미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계열사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 계열사 대표들과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문 컨설팅을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중이다.
임 대표는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을 잘 해오고 있고 저는 지주회사 대표로서 어떻게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키울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재 계열사 관련해서 13가지 현안과제를 도출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세부 계획을 세우는 단계"라고 했다.
이어 소액주주들은 이번 면담을 요청한 핵심 사안인 오너일가의 상속세 관련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이슈에 대해 물었다.
송영숙 회장과 삼남매(임종윤·주현·종훈) 등 오너일가 4인은 지난 2020년 고 임성기 회장이 작고하면서 약 5400억원의 상속세를 떠안았다. 납부기한은 내년까지로, 모녀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도움을 받아 모녀 지분 상속세를 해결했지만 형제들은 아직 상속세를 완납하지 못한 상황이다.
임 대표는 "상속세는 상속자 4명이 함께 납부하는 연대납부 형태여서 다같이 힘을 합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상속세로 인한 오버행 이슈를 해결해야 하고 또 회사를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현재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매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많은 오해를 낳고 있지만 한미는 저의 첫 직장이기도 하다. 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면서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고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파트너사나 병원, 약국 등을 보유한 해외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투자인지 매각인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일단 모녀, 신 회장 측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임 대표 입장이다. 임 대표는 "그분들의 의중은 모르겠지만 그분들 역시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이라고 믿는다"면서 "무조건 우리 선택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복잡한 상황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화를 해봐야 좀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예 소통을 단절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소액주주들은 "한미 실적하고 영업이익 다 올라가고 있는데 주가는 반비례해서 내려가고 있다"면서 "저평가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 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