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인천] 강동훈 기자 =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이 절대 해선 안 될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가 끝난 직후 서포터즈 석에서 일제히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던진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물병이 FC서울 주장 기성용의 급소에 맞으면서 부상으로 이어졌던 만큼 인천 팬들의 행동을 두고 거센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천 팬들은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배한 직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투척했다. 물병은 단순히 3~4명의 소수 팬이 던진 것이 아닌, 적어도 15~20명 이상의 다수 팬이 일제히 던졌다. 특히 물이 가득 들어찬 물병이었던 터라 위험천만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경기 도중 인천 팬들에게 부모님 욕을 들은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서포터즈석 쪽으로 돌연 돌아서서 두 팔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의 포효를 했다. 이에 인천 팬들은 승리하지 못해 심기가 불편한 데다, 이날 판정에 대한 불만까지 쌓인 상황에서 백종범의 도발에 분노하면서 물이 가득 들어찬 물병을 던졌다.
양 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인천 관계자들까지 급하게 뛰어나와 인천 팬들에게 물병을 던지지 말라고 제재했다. 장내 아나운서 역시도 물병을 던지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계속해서 방송했다. 그럼에도 인천 팬들은 물병을 던졌고, 이때 기성용이 물이 가득 찬 물병에 급소를 맞아 쓰러졌다. 기성용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서야 일어났다.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던지고, 또 이 과정에서 기성용이 급소에 맞는 장면은 고스란히 중계 카메라에 담기면서 논란은 삽시간에 퍼져 축구 팬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선을 넘은 행동이다’ ‘선수들이 크게 다칠 수 있었다’ ‘K리그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등 인천 팬들을 향한 비판과 비난은 잇따랐다.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더비 경기 특성상 과열되고 치열해질 순 있다. 과하지만 않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면서도 “오늘 같은 경우엔 선수들이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은 팬들이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성용도 “어떤 의도로 물병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위험한 행동이다. 물병 투척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팬들의 물병 투척은 징계 대상이다. 팬들이 그라운드 안으로 이물질을 투입했을 경우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원정응원석 폐쇄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대구FC 팬들이 경기 종료 후 심판진을 향해 물병을 투척해 1천만 원의 제재금이 부과됐던 바 있다.
이날 경기 감독관은 물병을 투척한 원인부터 선수가 물병에 맞았는지 여부, 물병 외에 다른 이물질이 그라운드 안으로 날아 들어왔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후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한 후 공식적으로 발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