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은 전쟁터인데…" KIA 1선발-마무리 동반 2군행, 더는 미룰 수 없었다
KIA가 1선발과 마무리투수를 동시에 2군으로 내려보냈다. 더 이상 조정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KIA는 29일 경기가 없는 날에 무려 5명의 선수들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투수 숀 앤더슨(29), 정해영(22), 김대유(32), 내야수 황대인(27), 윤도현(20)을 한꺼번에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주 대전 한화전, 광주 LG전에서 연이어 1승2패 루징시리즈를 당한 뒤 이뤄진 조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이름은 앤더슨과 정해영이다. 외국인 투수 앤더슨은 개막전 선발로 나선 팀의 1선발이고, 정해영은 3년째 풀타임 마무리를 맡고 있는 핵심이다. 시즌 중 1선발과 마무리가 부상도 아닌데 동시에 2군으로 내려가는 건 이례적이지만 더는 늦출 수 없는 결정이었다.
앤더슨은 올 시즌 10경기(54⅔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 중이다. 4월에는 6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2.58로 1선발다운 모습으로 빠르게 리그에 적응했지만 5월 4경기 3패 평균자책점 7.71로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9이닝당 볼넷이 4월 1.41개에서 5월 8.82개로 급증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주중 앤더슨에 대해 “커맨드가 안 되는데 조그마한 문제점이 있다. 전력분석팀, 투수코치와 대화하면서 선수도 인지하고 있다. 연습 때부터 그런 부분을 신경쓰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지만 28일 광주 LG전도 3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2탈삼진 6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좋지 않은 흐름을 끊고 당분간 조정을 통해 1군 복귀를 준비한다.
정해영도 올 시즌 20경기(18⅓이닝) 3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로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WHIP 1.58 피안타율 2할9푼7리로 내용이 불안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4.5km에서 올해 140.9km로 전년 대비 3.6km 감소했고, 구위도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은 정해영에 대해서도 지난 주중 “전력분석팀에서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점을 발견했고, 본인도 알고 있다. 롱토스할 때부터 메카닉을 바꾸려고 하지만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런 걸 생각하기 어렵다. 1군은 전쟁터다. 타자와 승부하며 타이밍 싸움을 해야 하는데 경기 중에는 폼에 신경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리를 지켜야 할 마무리투수는 공 하나에 승부가 갈리는 무거운 자리다. 시즌 중 1군에서 메카닉 조정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더 늦기 전 2군에서 조정 시간을 갖는다. 아직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즌이라 길게 보면 문제를 찾고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