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축구연맹, 사우디로 간 만치니 감독 고소 검토
그라비나 FIGC 회장 "손해배상 청구 위해 법률 자문 의뢰"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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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갑자기 물러난 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만치니(58·이탈리아) 감독에 대해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에 따르면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FIGC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연맹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가능성에 대한 법률 자문을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맹은 법률 조언을 받은 뒤 다음 단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라비나 회장은 만치니 감독이 FIGC와 체결한 계약서에는 자유롭게 사임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계약 위반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치니 감독은 지난달 13일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사임했다. 사임하자마자 사우디 대표팀 감독 부임설이 돌았고, 예상대로 2주 만에 사우디 감독으로 부임했다.
만치니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이 사우디의 감독직 제안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FIGC는 그가 '오일머니' 구애에 굴복해 이탈리아 대표팀이 유로 2024(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을 코앞에 둔 중요한 시점에서 돌연 사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치니 감독의 사우디 대표팀 감독직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최대 3천만유로(약 4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치니 감독은 세계적인 축구 명장을 꼽을 때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이탈리아 인터밀란을 이끌고 세리에A 3연패(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를 이뤄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지휘했다.
만치니 감독은 2018년부터는 고국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면서 유로 2020 우승을 이뤄냈다.
만치니 감독의 후임으로는 지난 시즌 나폴리를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