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이자 기부천사였던 사나이…'269홈런' 박석민에게 허락되지 않은 백의종군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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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청부사이자 기부천사였던 사나이…'269홈런' 박석민에게 허락되지 않은 백의종군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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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우승 청부사’로 왔고 실제로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백의종군의 기회까지 허락되지는 않았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38)이 결국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박석민은 정규시즌 막바지 현역 은퇴에 대한 의사를 전달했고 구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했고 또 현재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기에 은퇴 시점과 은퇴식 향후 계획 등을 구단과 정확하게 논의하지 못했지만 박석민의 은퇴는 기정사실화 됐다.

박석민은 프로 총산 1697경기 타율 2할8푼7리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 출루율 .402 장타율 .491 OPS .893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사에서 손꼽히는 3루수로서 족적을 남기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 하게 됐다. 2014~2015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홈런은 3루수 통산 4위에 해당한다.

대구고를 졸업한 박석민은 2004년 삼성의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했다. 손꼽히는 재능이었지만 입단 이후 2년 동안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박석민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능을 만개하기 시작했다. 2008년 타율 2할7푼9리 14홈런 64타점 OPS .834의 기록을 남기며 예비역 복귀 첫 시즌 연착륙했다.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20홈런 안팎을 칠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에 클러치 능력을 바탕으로, 그리고 건실한 3루 수비로서 삼성 왕조의 주역이 됐다. 박석민은 2005년과 2011~2014년, 삼성에서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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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석민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96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하고 고향팀 삼성을 떠나 이적했다. 당시 NC는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었다. 대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던 시기였다. 약점이었던 3루수 자리를 보강하면서 확실한 한 방을 갖춘 해결사이자 베테랑이 필요했는데 박석민은 그 적임자였다. 박석민은 NC의 ‘우승 청부사’였다. 

NC 이적 첫 해, 박석민은 타율 3할7리 32홈런 104타점 OPS .982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전성기 박석민의 파괴력은 막을 수 없었다. 이 해 박석민은 ‘나테이박’(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의 멤버였고 NC는 테임즈(121타점) 나성범(113타점) 박석민(104타점) 등 100타점 타자만 3명을 배출하는 등 막강 화력을 뽐냈다. 박석민이 타선의 방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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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해 NC는 박석민의 합류와 함께 83승58패3무로 정규시즌 2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맛봤다. 다만 당시 두산의 전력이 압도적이었기에 4전 전패로 탈락했지만 박석민의 영입으로 대권 도전에 대한 꿈은 더욱 영글 수 있었다.

그러나 박석민은 2016년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20홈런을 넘는 시즌이 없었고 부상 등 잔병치레를 하면서 125경기 이상 출장하는 시즌을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박석민과 NC는 다시 한 번 동행을 결정했다. 2019년 시즌이 끝난 뒤 2+1년 36억 원에 2차 FA 계약을 맺고 NC에 잔류했다. 그리고 2020년, NC와 박석민 모두가 염원했던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박석민은 2020년 정규시즌 123경기 타율 3할6리 109안타 14홈런 63타점 OPS .902의 성적을 남겼다. 모처럼 12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 결국 NC는 건강해진 박석민과 함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박석민은 NC 이적 이후 우승반지를 1개 더 추가했다.

하지만 박석민의 찬란했던 마지막 시간이었다. 박석민은 2021년 7월, 원정 숙소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과 함께 원정숙소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이들의 존재로 NC 및 당시 상대팀이었던 두산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밀접접촉자들까지 대거 나오면서 시즌이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했다는 혐의로 강남구청에 고발을 당했지만 아무런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며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며 허위 진술 의혹은 완전히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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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결국 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1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NC 구단도 자체 징계를 내렸다.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에게는 2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박석민은 이 가운데 가장 최고참이었고 베테랑으로서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50경기 출장 징계를 내렸다.

2년 계약 후 연장 옵션이 있었던 박석민은 2021년 파문과 징계 이전에 2022년 연장 계약 옵션을 이미 달성한 상태였다. 결국 징계 해제 이후에도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의 파괴력 넘치던 박석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2022년 16경기 타율 1할4푼9리(47타수 6안타) 2타점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발목과 허리 손목 등 다양한 부위에 부상을 달고 다녔다.

이후 박석민은 백의종군의 의지가 강했다. 7억 원이었던 연봉도 93%나 삭감된 5000만 원이 됐다. 박석민은 은퇴를 하더라도 다시 한 번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다.

강인권 감독도 박석민을 개막전 3루수로 내세우는 등 박석민의 재기를 도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박석민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목과 햄스트링 등 다양한 부상에 시달리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30경기 타율 1할9푼3리(88타수 17안타) 1홈런 8타점 OPS .560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지난 7월25일이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퓨처스리그에서도 6월3일이 가장 최근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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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은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KBO리그에서 개그 하면 박석민이 고유명사로 떠오를 정도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또한 현역 생활 내내 꾸준히 기부활동을 하면서 선행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야구를 하는 후배들을 위한 야구용품 기부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성금을 기탁했다. 알려진 기부 금액만 10억 원을 훌쩍 넘는다. 2020년에는 이러한 사회 공헌 활동을 인정 받아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화려했고 또 급격한 추락을 겪었다. 박석민의 20년 커리어는 이렇게 마무리 됐다. 박석민은 30일 공식 은퇴를 발표하고 구단을 통해 "20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있게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NC와 삼성 팬 여러분, 야구선수 박석민을 사랑해 주신 팬 여러분들께 18번 유니폼을 입은 선수 박석민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사람 박석민으로 존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라면서 "지금까지 야구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 감사드리고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로 고생하며 힘든 시간을 버티고 응원해 준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두 아들(준현, 서준)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은퇴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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