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타격은 전혀" 혹평은 과거, ML 최정상 내야수 우뚝…실버슬러거 후보도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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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3 20:32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하성은 타격으로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처음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2021년, 미국 언론은 그의 타격에 박한 평가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당시 "김하성은 비록 8월 초반에는 좋았어도 올해 타격으로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 성적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OPS 0.622, 34타점에 그쳤다. 미국 언론의 평가가 냉혹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딱 2년이 흘렸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에게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MLB.com은 3일(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각 포지션별로 실버슬러거 후보를 발표했는데,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주 포지션이었던 2루수 부문에서는 오지 알비스(애틀랜타),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등에 밀렸으나 여러 포지션을 뛰는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기 충분했다.
김하성은 올해 152경기에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출루율 0.351, 17홈런, 60타점, 38도루를 기록했다. 모든 공격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샌디에이고 팀 내에서 도루 1위, 출루율 2위, 타율 3위에 오르는 등 1번타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이날 '김하성은 커리어 처음으로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OPS(0.749), 홈런, 타점, 도루, 득점(84), 타율, 출루율, 장타율(0.398) 등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고 주목했다.
다만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하지만 치열한 경쟁과 마주할 것이다. 유틸리티 부문 후보로는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무키 베츠(다저스), 스펜서 스티어(신시내티) 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 산술적으로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수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김하성
최종 후보를 발표한 MLB.com 역시 김하성이 빅리그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수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진 않았다. 베츠 또는 벨린저가 수상할 것으로 바라봤다. 베츠는 올해 152경기에서 타율 0.307(584타수 179안타), OPS 0.987, 39홈런, 107타점으로 김하성보다 빼어난 성적을 냈다. 벨린저 역시 올해 130경기에서 타율 0.307(499타수 153안타), OPS 0.881, 26홈런, 97타점으로 모든 타격 지표에서 김하성을 압도했다.
그래도 김하성은 '타격은 약하다'는 평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좋은 자극을 받고 다음 시즌 더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김하성은 현재 최고의 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수상하는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내셔널리그 2루수와 유틸리티 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를 정도로 빼어난 수비를 자랑했다. 김하성은 지난해는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잰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를 다시 꿰찰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하성은 "나는 여전히 유격수가 내 최고 포지션이라 생각하고, 내가 가장 좋은 플레이를 제공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 생각한다"고 속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는 3루수 매니 마차도, 유격수 김하성,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1루수 보가츠가 최상의 수비 조합이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인정받은 김하성의 내년 시즌이 더 궁금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