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전준우 단속부터…롯데 새판짜기 마지막 퍼즐은
올 시즌 KBO 포스트시즌이 모두 끝남과 함께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한 각 구단의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바로 스토브리그다. 특히 10개 구단 중 우승 경험이 가장 오래된 롯데 자이언츠의 전력 보강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외부 영입 대신 ‘집토끼’를 지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KBO리그는 지난 13일 LG 트윈스가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공식 종료됐다. LG의 통합 우승은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지만,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한 뎁스(선수층) 강화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올해 FA 시장은 21일부터 열린다.
롯데 선수 중 FA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선수는 ‘캡틴’ 안치홍과 전준우(이상 B등급), 신정락(C등급)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에서 롯데로 이적한 신정락은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해 FA를 신청할 가능성이 낮다. 반면 안치홍과 전준우는 어린 편은 아니지만, 기량이 떨어지지 않아 FA 시장에 나올 공산이 크다. 안치홍은 올 시즌 2루수 클린업 트리오로 주로 나서 121경기 타율 0.292, 8홈런, 63타점, 전준우는 4번 지명 타자로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17홈런, 77타점으로 각각 활약했다.
특히 전준우의 경우 이제 구단에서 몇 없는 ‘원 클럽 맨’이라 롯데 팬의 대부분은 그가 팀에 남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우승에 목마른 그가 롯데에 최종 잔류할지는 알 수 없다. 롯데는 1992년 이후 31년째 우승 경험이 없는데, 이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최장기간이다. 2008년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준우 역시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터라 롯데가 아닌 ‘명문’ 구단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내부에서도 올 시즌을 앞두고 ‘FA 3인방’ 영입 등 아낌없는 투자를 했기에 외부 영입보다는 ‘집토끼’를 우선 지키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 10월 열린 김태형 감독의 취임식에서 롯데 이강훈 대표이사는 물론 김 감독 역시 안치홍과 전준우가 ‘팀에 남아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FA 시장에는 ‘최대어’는 없지만 올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친 불펜 자원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김재윤(kt)을 비롯한 홍건희(두산) 임창민(키움) 함덕주(LG) 등이다. 롯데는 비교적 필승조가 잘 갖춰진 팀으로 평가받는데, 그중 셋업맨 최준용이 최근 타자 전향을 시도하면서 불펜 자원 확보의 필요성이 커졌다. 롯데의 주형광 1군 투수코치는 곧 전역을 앞둔 박진형 또는 ‘신인 좌완’ 정현수를 필승조로 염두에 두고 있는 가운데 외부 영입을 통한 불펜 뎁스 강화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야수로서는 양석환(두산) 영입을 통해 롯데의 불안정한 1루수 포지션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는 기존 1루수 정훈의 나이가 적지 않아 올 시즌 고승민을 대체 자원으로 실험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만 양석환은 FA시장에서 A등급이 예상돼 보상 선수에 대한 부담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