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란 개인 최다 31점 맹폭…‘연장 대접전’ 삼성생명, 신한은행에 진땀승
용인 삼성생명이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인천 신한은행을 꺾고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이해란이 프로 데뷔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맹활약을 펼친 가운데 이주연과 신이슬 등도 고르게 힘을 보탰다. 신한은행은 홀로 40점 이상을 책임진 김소니아의 활약이 빛이 바랬다.
삼성생명은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1차 연장 끝에 신한은행을 89-84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생명은 시즌 2승째(1패)를 따내며 부산 BNK 썸과 공동 3위로 올라섰다. 1경기씩 덜 치른 선두 청주 KB 스타즈, 아산 우리은행과는 반 게임차다. 반면 신한은행은 개막 3연패의 늪에 빠지며 부천 하나원큐와 공동 최하위로 밀렸다.
두 팀은 4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길 때까지 1점 차 격차가 이어질 만큼 경기 마지막까지 치열한 대접전을 벌였다. 삼성생명이 경기 막판 3점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신한은행이 김소니아의 극적인 동점 3점슛으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치열한 접전 속 연장 집중력에선 삼성생명이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생명 이해란은 지난 시즌 우리은행전에서 기록한 22점을 넣어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31점에 9리바운드 맹활약을 펼쳤다. 이주연도 17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배혜윤도 17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신이슬도 3점슛 3개 포함 13점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가 무려 42점에 16리바운드 맹활약을 펼쳤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밀려 아쉬움을 삼켰다. 이경은은 16점 7리바운드, 이다연은 13점 4리바운드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김태연의 부상 악재 속에 경기를 치렀다. 구나단 감독은 “김태연이 허리 부상으로 당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장은혜 선수를 더해 9명 로테이션을 돌리려고 한다. 선수들 입장에선 이기면서 배우는 게 최고로 좋다. 오늘은 좋은 경기를 해서 게임도 이기고, 선수들도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꼭 이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반대로 삼성생명은 그동안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배혜윤이 복귀했다. 임근배 감독은 “아직 스타팅은 안 되더라도 20분 내외 정도 출전은 생각하고 있다. 안 뛰고 경기를 끝내는 게 최상이지만 게임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 신한은행은 수비가 끝나면 트랜지션 넘어오는 게 3~4초면 된다. 리바운드는 5명이 다 달려드는 팀이다. 오늘 경기는 정신 차리고 해야 한다”고 했다.
1쿼터 기선은 신한은행이 제압했다. 초반엔 양 팀 모두 슛 난조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김소니아의 자유투 2개 성공으로 신한은행이 4-5로 추격에 성공한 뒤 양 팀 모두 3분 넘게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을 정도. 신한은행은 5차례 득점 기회를 모두 놓쳤고, 삼성생명 역시 3점슛 5개 포함 7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쿼터 종료 4분 3초를 남기고 이해란의 골밑 득점이 성공으로 이어진 뒤에야 길었던 양 팀의 침묵이 깨졌다.
이후엔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김소니아는 팀이 6-7로 뒤지던 상황 정면에서 던진 3점슛을 깨끗하게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삼성생명이 신이슬의 외곽포로 승부를 뒤집자 이에 질세라 이경은 역시 3점슛으로 응수했다. 신한은행이 4점 차로 격차를 벌리기 시작하자 종료 8초를 남기고 김단비가 외곽포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1쿼터는 신한은행의 16-15 리드. 신한은행은 김소니아가 1쿼터에만 9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이경은도 7점으로 힘을 보탰다. 삼성생명은 1쿼터에만 3점슛 13개를 던졌지만 이 가운데 단 2개만 성공으로 이어졌다.
삼성생명이 2쿼터 초반 분위기를 바꾸는 듯 보였다. 이주연이 3점슛을 성공시킨 뒤 김지영의 파울로 얻어낸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단숨에 19-1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신한은행도 곧장 김소니아의 3점슛을 앞세워 균형을 맞췄다. 이후에도 두 팀은 치열하게 맞섰다. 이날 부상 복귀전을 치른 배혜윤의 자유투 4개로 격차를 벌리자 신한은행도 김진영과 김소니아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균형을 맞췄다. 배해란의 자유투 2개에 대한 김소니아의 답은 절묘한 골밑 돌파에 이은 득점이었다.
29-29로 팽팽히 맞서던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신한은행이 빠르게 격차를 벌렸다. 김소니아의 자유투 2개로 균형을 깨트린 뒤, 김진영이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으로 접수를 더했다. 이어 김소니아의 스틸 이후 얻어낸 자유투를 김진영이 2개 모두 성공시켰다. 연이은 턴오버로 흔들리던 삼성생명은 이주연의 골밑 슛까지 림을 외면한 반면, 신한은행은 김진영이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며 36-29까지 격차를 벌렸다. 삼성생명은 2쿼터 종료 30초를 남기고 강유림이 가까스로 점수를 추가했다. 전반은 36-31로 신한은행의 리드 속 마무리됐다.
3쿼터 들어 삼성생명이 다시 반격에 나섰다. 배혜윤과 이주연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신이슬의 외곽포마저 터지기 시작했다. 신이슬은 38-42로 뒤지던 3쿼터 종료 6분 20초 전 깔끔한 3점슛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피더니, 신한은행이 4점 차로 달아나자 균형을 맞추는 3점슛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여기에 이해란도 힘을 보탰다. 사이드에서 던진 3점슛이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4분 41초를 남겨두고 49-46으로 삼성생명이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생명은 전반에 17개의 3점슛을 던져 단 3개 성공에 그쳤지만, 3쿼터에선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김소니아의 턴오버로 5점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지만, 이다연이 외곽포를 성공시키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이다연은 이어진 수비 상황에서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자유투까지 얻어내 1개를 성공시킨 뒤, 2구가 실패로 돌아가자 직접 공격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 리바운드는 이경은의 재역전 3점슛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번엔 삼성생명이 힘을 냈다. 이해란이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까지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든 뒤, 이후 자유투 3개를 성공시켰다. 신한은행도 이혜미의 득점에 김소니아의 자유투 1개를 더해 맞섰다. 이후 신이슬이 재차 균형을 깨트리는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3쿼터는 삼성생명의 58-56 리드.
경기 내내 치열하게 맞선 두 팀의 마지막 4쿼터. 신한은행은 이경은의 2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이경은(3개)과 김소니아, 구슬의 3점슛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점수를 쌓지 못했다. 삼성생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4쿼터 첫 득점이 2분 5초가 지난 뒤에야 나왔다. 종료 6분 30초를 남기고 배혜윤의 골밑 득점이 더해졌다. 삼성생명이 62-58로 리드를 잡아갔다.
4분 가까이 58점에 묶여 있던 신한은행은 김소니아가 그 흐름을 깨트리고, 이다연이 외곽포로 추격의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이 이해란의 득점으로 달아나자 이번엔 김소니아가 미들슛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후에도 양 팀은 득점을 주고받았다. 4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삼성생명의 1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가 이어졌다.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먼저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건 삼성생명이었다. 이해란의 득점으로 앞서간 삼성생명은 이경은의 3점슛이 무위로 돌아간 틈을 타 이해란이 격차를 더 벌렸다. 이에 질세라 신한은행도 김소니아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1분 16초를 남기고 71-72까지 추격했다.
이후 신한은행은 이다연이 신이슬의 패스를 가로채며 극적인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김진영이 던진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위기를 넘긴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종료 22.1초를 남기고 삼성생명의 3점 차 리드. 신한은행은 마지막 공격에서 김소니아가 던진 3점슛이 7초를 남기고 백보드에 맞고 들어갔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뼈아픈 실점 탓 삼성생명의 분위기도 흐트러질 만했지만, 삼성생명은 빠르게 집중력을 되찾았다. 신이슬의 3점슛이 빗나가자 배혜윤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이해란의 득점으로 균형을 깼다. 이해란은 상대의 3점슛이 무산되자 반대로 3점슛을 성공시키며 팀에 79-74 리드를 안겼다.
신한은행도 김소니아와 강계리 등의 득점을 앞세워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경은이 던진 회심의 3점슛이 무위로 돌아간 반면 배혜윤이 골밑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종료 54초를 남기고 삼성생명이 7점 차로 달아났다. 신한은행은 마지막까지 반격에 나섰지만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