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황톱 나란히 풀타임+침묵' 위기의 토트넘, 추가시간 연속실점하며 울버햄턴에 1대2 역전패→2연패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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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과 '코리안가이' 황희찬(울버햄턴)이 첫 EPL 코리안더비에서 나란히 침묵했다.
둘은 11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턴과 토트넘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 뛰었으나, 빈손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황희찬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손흥민은 찬스 자체를 잡지 못했다. 경기는 울버햄턴의 2대1 역전승으로 끝났다. 전반 3분 토트넘이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막바지 파블로 사라비아와 마리오 레미나에게 연속실점하며 2연패째를 당했다. 승점 26점에 머물며 선두 재탈환에 실패했다. 울버햄턴은 지난 라운드 셰필드전 충격패를 딛고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승점 15점으로 14위에서 12위로 2계단 점프했다.
로이터연합뉴스손흥민은 어김없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공격 선봉을 맡았다. 브레넌 존슨, 데얀 클루셉스키와 스리톱을 이뤄 시즌 9호골에 도전했다. 현재 8골을 넣으며 득점랭킹 2위를 질주 중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이브 비수마, 파페 마타르 사르와 함께 중원에서 호흡을 맞출 '메디슨 대체자'로 피에르 에밀-호이비에르를 택했다. 메디슨은 발목 인대 부상으로 내년 1월 복귀한다. 페드로 포로, 에릭 다이어,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이 포백을 꾸렸고,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게리 오닐 울버햄턴 감독은 4-4-1-1 포메이션을 빼들었다. 선발 라인업에는 황희찬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배치했지만, 실제론 원톱에 가까운 포지션에서 뛰었다.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 장-리크네르 벨레가르드와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췄다. 마리오 레미나, 주앙 고메스, 라얀 아잇-누리가 2선을 구축했다. 넬송 세메두,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 토티 고메스가 포백을 맡고 호세 사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토트넘 출신' 맷 도허티, 2m 장신 공격수 사샤 칼라이지치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경기 직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AFP연합뉴스토트넘은 양팀 선수들이 채 몸이 풀리기도 전인 3분 선제골을 갈랐다. 상대진영 우측에서 클루셉스키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건네받은 포로가 골문 앞으로 낮고 강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를 존슨이 좌측에서 골문 앞으로 빠르게 달려들며 논스톱 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지난여름 브렌트포드를 떠나 토트넘에 입단해 6경기만에 쏜 데뷔골이다.
토트넘은 선제득점 이후 경기 주도권을 상대에 빼앗겼다. '코리안가이' 황희찬을 앞세운 울버햄턴은 9분 역습 상황에서 라얀 아잇-누리가 슛을 시도했지만, 데이비스의 슈팅 블록에 막혔다.
31분 황희찬은 존슨과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여 주심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32분 울버햄턴이 절호의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롱패스에서 시작된 공격 기회에서 공을 잡은 마리오 레미나가 박스 안 우측에서 반대쪽 골대를 노리고 찬 공을 비카리오가 손끝으로 쳐냈다. 골과 다름없는 슛을 쳐낸 슈퍼세이브 덕에 토트넘은 전반을 1-0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전반에 볼터치 단 15회, 황희찬은 단 11회에 그칠 정도로 두 선수 모두 별다른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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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후반 울버햄턴의 공세가 거셌다. 7분 쿠냐가 아크 정면에서 결정적인 노마크 찬스를 잡아 오른발을 휘둘렀으나 공이 빗맞으며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9분 황희찬이 이날 들어 울버햄턴 최고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고메스의 중거리슛이 토트넘 수비벽에 맞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흐른 공을 획득한 황희찬은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후반에 들어 최전방에 머무르지 않고 1선과 2선,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오가며 전방압박, 패스연계에 힘썼다. 26분 토트넘 진영에서 감각적인 공간 패스로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우측에서 공을 잡은 호이비에르가 반대편에 있는 존슨에게 빠르게 패스를 연결했다. 존슨은 공을 잡아두지 않고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띄워차기를 시도했지만, 공이 발에 빗맞으며 크게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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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리해서 공격축구를 펼치지 않았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기반으로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후반 중반 로드리고 벤탄쿠르, 지오반니 로셀소, 브리안 힐을 줄줄이 투입하며 2~3선의 에너지를 보충했다.
울버햄턴은 윙백 도허티, 장신 공격수 칼라이지치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황희찬은 파블로 사라비아가 투입된 후반 막바지 왼쪽 윙어로 자리를 옮겼다. 후반 43분 로셀소의 중거리는 울버햄턴 골키퍼 호세 사 선방에 막혔다.
오닐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쿠냐가 좌측에서 문전을 향해 띄운 크로스를 사라비아가 안정적으로 키핑한 뒤 날카로운 왼발 발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울버햄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시간 7분 레미나가 우측 사라비아의 크로스를 문전 앞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는 울버햄턴의 2대1 역전승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