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의 영웅" 김민재 노고 인정받았다…부상 투혼도 조명
[포포투=김환]
김민재의 노고가 인정받았다.
뮌헨 지역지 'AZ'는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숨겨진 영웅이다. 뮌헨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사와 같은 김민재를 놓쳐서는 안 된다. 김민재는 FC쾰른전의 한 장면이 대표하듯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라며 김민재를 칭찬했다.
김민재는 쾰른전에서 상대와 경합을 벌이다 한 차례 쓰러졌다. 전반 13분경 쾰른의 스트라이커인 젤케와 공중볼 경합을 펼친 김민재는 공중에서 밸런스를 잃어 제대로 착지하지 못했다. 골반과 허리에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고, 김민재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난 뒤 김민재는 스스로 일어나 잠시 경기장 밖에 있다가 들어왔다.
김민재가 최근 혹사 논란에 시달렸기 때문에 이 장면은 더욱 아찔했다. 김민재는 이번 경기 선발 출전으로 뮌헨 입단 이후 클럽 경기와 국가대표팀 경기를 포함해 15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했다. 뮌헨의 다른 센터백 자원인 우파메카노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인해 김민재가 끊임없이 출전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모두 김민재에게 휴식을 주는 건 어렵다고 판단, 계속해서 김민재를 선발로 사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김민재의 체력을 걱정했다. 15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대부분의 경기는 풀타임, 게다가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까지 김민재를 걱정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뛰지 못해서 심리적으로 힘든 것보다 뛰어서 체력적으로 힘든 게 낫다고 말했다.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상태를 걱정한 바 있었다. 투헬 감독은 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와 데이비스는 이제 막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돌아왔다. 안타까운 일정이지만 이런 게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금요일 아침에 짧게 이동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김민재는 지금 자신이 어디서 깨어나는지 모를 것 같다"라며 김민재의 시차 적응 문제를 걱정했다.
'AZ'는 "김민재는 14분 만에 경기장을 떠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뮌헨은 김민재를 교체할 수 없었다. 벤치에 김민재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민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버텼고, 뮌헨이 1-0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라며 김민재가 부상 투혼을 펼쳤다는 점을 두고 칭찬했다.
[15경기 풀타임 후 결장, 하지만 부상으로 쉰 김민재]
김민재는 이어진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쾰른전에서 쓰러졌을 때 입은 엉덩이 타박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전부터 독일 유력지 '키커'는 "쾰른전에서 선수를 한 명도 교체하지 않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코펜하겐전에서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토마스 뮐러와 세르주 그나브리, 그리고 마티스 텔이 공격진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하파엘 게헤이루의 출전도 기대할 수 있다"라며 뮌헨이 코펜하겐전에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다른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FC쾰른전에 선발로 출전했던 김민재와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라며 김민재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키커'는 "어떤 선수가 휴식을 취할지 의문이다. 김민재는 휴식이 필요하지만, 김민재를 뺀다면 센터백은 우파메카노만 남는다. 대신 누사이르 마즈라위나 레온 고레츠카를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라며 마즈라위 혹은 고레츠카를 센터백으로 내세워야 김민재가 쉴 수 있다고 짚었다.
예상대로 김민재는 출전하지 않았고, 김민재의 자리는 고레츠카가 메웠다. 뮌헨은 해리 케인, 킹슬리 코망, 다요 우파메카노, 조슈아 키미히, 마누엘 노이어처럼 주전 선수들과 함께 마티스 텔, 하파엘 게헤이루처럼 후보 선수들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쾰른전에서 휴식을 취한 알폰소 데이비스도 선발로 출전했다.
쾰른전에 단 한 장도 교체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투헬 감독은 코펜하겐전에서 네 장을 사용하며 선수들의 체력을 적당히 관리했다. 세르주 그나브리, 르로이 사네 등이 교체로 투입됐다. 경기 결과는 0-0 무승부. 뮌헨은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였기 때문에 무승부에도 타격이 없었다.
앞서 쾰른전까지 15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16경기 만에 완전한 휴식을 취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기는 하나, 휴식 자체만으로도 김민재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듯하다.
[김민재의 중요성]
'AZ'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민재가 현재 뮌헨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를 설명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강인한 수비수라는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를 했다. 현재 뮌헨의 센터백이 부족한 관계로 팀의 주전이 됐지만, 아무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김민재는 뮌헨의 숨겨진 영웅이자 전사다"라며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김민재가 뮌헨에 입단하기 전에는 김민재의 경쟁력을 두고 많은 말들이 있었다. 지난 시즌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되기는 했으나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런 우려와는 달리 곧바로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것도 이유가 됐지만, 김민재의 실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김민재는 곧바로 투헬 감독의 눈에 들었고, 뮌헨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를 영입하는 데에 지출한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이다.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김민재의 바이아웃으로 알려진 5천만 유로(약 710억)를 투자했다. 'AZ'는 이에 대해 "김민재의 기록은 뮌헨의 센터백들 중 최고다. 어렸을 때부터 괴물로 불렸던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한 투자는 점점 더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민재의 스탯으로 봐도 알 수 있다. 매체에 의하면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 경기의 90%를 소화했다. 뮌헨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경기를 뛰며 김민재는 경기당 평균 112회 터치, 가로채기 1.6회, 파울 0.8회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상 경합 성공은 7.2회, 공중 경합은 4.9회 성공한다.
뮌헨에서 김민재가 쌓고 있는 스탯은 나폴리 시절의 기록보다 더 좋다. 나폴리 시절에는 지상 경합 성공 5.9회, 공중 경합 성공 4.4회, 파울 0.9회였다. 나폴리 시절의 기록도 대단하지만 김민재는 뮌헨에 입단한 이후 기록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재, 앞으로는 쉴 수 있을까?]
김민재가 뮌헨에서 핵심으로 뛰고 있는 것은 모든 팬들이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김민재의 체력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국내 팬들이라면 내년에 있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라는 코어라인과 더불어 이재성, 황인범, 황희찬 등 황금 세대로 불리는 멤버들을 앞세워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아시안컵 우승을 외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렇게 자신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현재 멤버들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중요한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대표팀의 주축인 김민재의 체력을 우려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만약 김민재가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클린스만호는 우승과 멀어질 수 있다. 게다가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지난 시즌, 시즌 도중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한 경력이 있기에 더욱 걱정이다. 김민재의 휴식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포포투
하지만 현재 뮌헨의 상황을 보면 김민재는 앞으로도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부상으로 빠져 있던 더 리흐트가 최근 훈련에 돌아왔다고 전했지만, 투헬 감독은 더 리흐트가 올해 안에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은 코펜하겐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마도 더 리흐트는 올해 안에 스쿼드에 복귀하지 못할 것이다. 더 리흐트는 2023년에 기용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지금과 크게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김민재는 지금처럼 우파메카노와 함께 계속해서 뮌헨의 수비를 책임져야 한다. 최근 15경기에서 그랬듯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하다 아시안컵 일정에 맞춰 대표팀에 합류할 공산이 크다.
김민재가 쉴 수 있는 기간은 분데스리가의 윈터 브레이크다. 분데스리가는 겨울에 휴식기를 보내는데, 일반적으로 이 기간이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1월 중순까지다. 아시안컵이 1월 중순에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민재는 약 2주 정도의 휴식을 취한 뒤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분데스리가에 휴식기가 존재한다는 점은 김민재 입장에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