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연봉' 구단, '기름부자' 팀과 연봉 3.5배 차이 극복하고 승리한 비결… 생사의 위기 넘긴 주장에게 바치는 루턴의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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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연봉' 구단, '기름부자' 팀과 연봉 3.5배 차이 극복하고 승리한 비결… 생사의 위기 넘긴 주장에게 바치는 루턴의 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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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스 타운젠드(루턴타운).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돈 없는 팀 루턴타운이 '오일머니'로 무장한 뉴캐슬유나이티드를 꺾었다. 최근 쓰러진 주장 톰 로키어를 위한 선수들의 단합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24일(한국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에서 2023-2024 EPL 18라운드를 치른 루턴이 뉴캐슬에 1-0으로 승리했다.

두 팀의 승점차를 감안할 때 뜻밖의 결과다. 뉴캐슬은 지난 시즌 EPL 4강이었고, 이번 시즌 경기력과 결과가 모두 하락했지만 그래도 7위에서 상위권 팀들과 경쟁 중이었다. 반면 루턴은 이번 시즌 승격했고, 강등권인 18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처지였다. 루턴은 여전히 18위지만 한 경기 덜 치른 가운데 17위 노팅엄포레스트와 승점차를 2점으로 좁히며 강등권 탈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재정 격차까지 생각하면 더욱 놀랍다. 뉴캐슬은 거대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구단주 중에서도 다른 나라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돈이 많다고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자금을 받는다.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면서 그나마 좀 자제하고 있지만, 이미 연봉은 8,450만 파운드(약 1,399억 원)로 유럽 5대 리그 96팀을 통틀어 19위다. 'FBref'의 통계에 따르면 EPL에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아스널, 첼시, 리버풀, 애스턴빌라, 토트넘홋스퍼, 웨스트햄유나이티드에 이은 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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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에드워즈 루턴타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루턴은 2,457만 유로(약 407억 원)로 5대 리그 중 62위다. EPL에서는 최하위다. 루턴보다 총연봉이 낮은 것으로 집계된 팀들은 다른 리그의 중하위권 구단들이며, 특히 5대 리그 라기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프랑스 구단들이 많다.

홈구장 규모가 약 1만 명을 수용하는 수준에 그쳐 EPL 최소규모 홈구장을 가진 루턴은 그만큼 매주 수익도 적고, EPL 승격에 흥분해 선수들을 마구 영입하지도 않았다. 그런 팀이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선수단은 주장 로키어를 꼽았다.

경기 후 공격수 안드로스 타운젠드는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주 내내 우리 팀이 주고받은 모든 이야기는 '주장을 위해 해보자'였다"라고 밝혔다.

로키어는 하부리그에서 11년을 보낸 뒤 루턴 주장으로서 이번 시즌 처음 EPL을 밟은 선수다. 1부에서도 밀리지 않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지난 본머스전에서 경기 중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곧 정신을 되찾고 상태가 호전됐지만 큰 우려를 받았다. 로키어는 지난 5월에도 승격 플레이오프 도중 실신한 적이 있다. 고작 7개월 만에 재발한 셈이라 우려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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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에드워즈 루턴타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전 선수들은 로키어의 별명인 '록스'와 등번호 4번을 크게 새긴 티셔츠를 입고 워밍업했다. 관중들은 로키어가 팀의 '전설'이라고 적은 걸개를 준비했다.

타운젠드는 "로키어는 대단한 사람이다. 웸블리에서도 같은 일로 쓰러진 적이 있었고, 이번 시즌 16경기 동안 목숨을 걸고 뛰어 준 것이다. 그러니 오늘 경기는 로키어를 위해서였다. 건강하게 돌아올 때까지 계속 이렇게 할 것이다. 오늘 경기의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지만 감사하게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롭 에드워즈 감독은 'BBC'의 질문에 "톰을 위해 해내고 싶었다. 동기부여라기보다는, 그냥 로키어의 덕목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용감하고, 결단력 있고, 투쟁심 있는 선수다. 오늘 그 모든 덕목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로키어가 맡았던 리더십을 동료들이 잘 이어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로키어는 수비수다. 하지만 루턴은 주전 수비수가 빠진 상황에서 승격 후 첫 무실점 승리를 달성했다. 전반 25분 타운젠드의 선제결승골이 터진 뒤 경기 끝까지 한 골을 잘 지켰다. 오히려 루턴 쪽이 골대를 두 번이나 때렸을 정도로 밀리지 않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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