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는 오타니, 드디어 침묵 깬다 '통역 불법 도박 기자회견 자청'… 그런데 美가 깜짝 놀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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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는 오타니, 드디어 침묵 깬다 '통역 불법 도박 기자회견 자청'… 그런데 美가 깜짝 놀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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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 후 7년간 자신의 통역으로 손과 발이 되어 준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처절한 배신을 당한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세간의 예상을 깨고 직접 마이크를 잡는다. 26일(한국시간) 취재진과 만나 논란이 된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예정이다. 오타니의 방망이나 글러브가 아닌 입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몰릴 예정인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의 클럽하우스 라커 위치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은 오타니가 26일 미즈하라 잇페이 스캔들에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 25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21일 이 사건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뒤 이 문제에 대한 일체의 언급도 없었고, 심지어 취재진을 극도로 피해다니던 오타니가 당당하게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가 이번 사건을 정리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느낀 과정과 향후 대응 방침을 밝힐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 20일과 21일 샌디에이고와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온 다저스는 며칠간 시차 적응과 휴식, 그리고 훈련을 거친 뒤 25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복귀했다.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애리조나 시범경기 일정이 끝난 뒤 근거지인 LA로 돌아와 정규시즌 직전 지역 라이벌인 LA 에인절스와 오프시즌 '프리웨이 시리즈'를 펼친다. 25일 첫 경기에서 오타니는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는데, 이날 기자회견이라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의외로 빠른 대응이라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디 애슬레틱'은 25일 '오타니 쇼헤이가 침묵을 깰 준비가 됐다'면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간판 스타인 오타니는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파문이 거세지자 그의 해고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연다'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임시 통역인 윌 이레튼에게 '내일'이라고 말했고, 다저스 구단 홍보 담당자 또한 오타니가 26일 기자회견을 연다고 확인했다.

사건의 발단은 오타니의 오랜 통역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서 시작됐다. ESPN과 미즈하라의 단독 인터뷰, 그리고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즈하라는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인 매튜 보이어를 만난 이후 스포츠 도박에 빠졌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스포츠 도박이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정의하지는 않는다. 주(州)마다 법이 다른데 40개 주는 합법인 반면,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나머지 주는 불법으로 규정한다. 오타니의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와 현 소속팀 LA 다저스, 그리고 미즈하라와 보이어가 만난 샌디에이고 모두 캘리포니아주에 있다. 즉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을 한 것이다.

미즈하라는 자신이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돈을 잃었으며, 약 450만 달러 상당의 어마어마한 도박 빚을 졌다고 고백했다. 잃은 돈을 만회하려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베팅하다 오히려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미즈하라는 이를 후회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자신이 한 도박이 불법 사이트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두 가지 강조를 한 것이 있는데 오타니는 절대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야구 이외의 종목인 농구나 축구, 미식축구에 베팅을 했다는 것이다. 

미즈하라는 ESPN과 첫 인터뷰에서는 "오타니가 내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말했다. 자신이 오타니에게 해당 사실을 실토했고, 오타니는 언짢아했지만 일단 자신의 계좌에 직접 로그인해 보이어에게 몇 차례 거액을 송금했다는 것이다. 빚 변제 목적이었다고 했다. 미즈하라는 왜 오타니가 직접 돈을 송금했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에게 돈을 주면 또 도박을 할까봐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에 있어서는 자신에 대해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 이후 인터뷰를 주선한 오타니 측 대리인은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했으며 오타니는 해당 사실을 몰랐고, 또한 오히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를 불법적으로 접근해 거액의 절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오타니 측은 미즈하라를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ESPN의 재질의에 미즈하라는 자신의 인터뷰가 거짓이었다고 순순하게 인정했다. ESPN도 혼란스럽고, 오타니 측도 혼란스럽다.

어쨌든 다저스는 해당 사건이 불거지자 서울시리즈 2차전을 앞둔 21일 미즈하라를 전격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1차전이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 및 코치들에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런데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이런 말을 할 때까지도 이 사실을 몰랐으며, 이에 이것이 진실이냐를 놓고 현지 언론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연방법에서는 오타니가 도박을 하지 않았어도 불법 도박의 빚을 대신 갚아준 것만으로도 죄가 된다는 판례가 있다. 오타니가 사법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오타니가 그 사실을 모르고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를 절도했다면 오타니는 모든 일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이 생긴다. 현재까지도 오타니가 도박을 했다는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으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오타니는 취재진과 접촉을 피하며 해당 사건을 함구해왔다. 현지에서는 어차피 수사 중인 상황이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지금 현재 어떤 징계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타니가 계속 입을 다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오타니가 예상보다 빨리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로 하면서 26일 기자회견에 모든 시선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오타니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이 사건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체적이고 명확한 답변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타니가 자신의 관점을 말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했지만, 오타니의 기자회견 결정은 일부 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다저스가 예상한 시점보다도 더 빠른 시점에 오타니가 기자회견을 연다는 것이다. 물론 사전에 구단과 조율은 했겠지만 오타니가 이 사건을 정면 돌파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전체 상황에 대해 그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 기쁘다.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현재 상황을) 더 명확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는 수요일 그의 대리인들이 그가 다저스 스타가 "대량 절도"의 희생자라고 말한 이후로 대체로 언론의 거리를 두었고 그 패턴을 유지해 왔다. 일요일 현재 오타니는 팀 동료들과 이 상황을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도 명확하게 모든 게 설명되지 않을 가능성은 제기했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가 기자회견을 할 때 다저스타디움의 언론 인터뷰실을 독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까지 질문에 답할지는 불분명하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라커에서 자주 말하지는 않았고, 기자실에서 말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싫어했다'면서 '그는 라커 앞에서 연설하거나 성명서를 큰 소리로 읽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어떤 형태를 취하든 오타니의 미디어 대응은 2018년 빅리그 데뷔 이후 자신의 곁을 지켜온 미즈하라가 없는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메이저리그가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오타니는 현역 로스터 명단에 남아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조사 인터뷰에 응할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은 우연의 일치인지, 순간적으로 깜짝 놀란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디 애슬레틱'은 한국 서울에서 열린 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돌아온 오타니의 라커 배치는 불행하게도 이를 상기시켰다. 오타니는 현재 자유계약선수(FA) 좌완 투수 훌리오 우리아스가 쓰던 라커를 쓰고 있다. 우리아스는 가정 폭력 혐의로 체포된 후 9월에 마지막으로 등판했다'면서 우리아스의 라커 자리를 쓰는 오타니가 우리아스처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어떠한 조치를 받을지 궁금해 했다. 어쨌든 모든 이들의 시선이 26일 오타니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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